현대건설 매각과 관련, 채권단의 공식적인 멘트다.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도 최근 이를 명확히 했다. 나머지 비 가격적 측면에 뭐가 담길지 정하기 나름이지만, 채권단은 우선 '가격'을 들었다.
그럼에도 채권단은 조심스럽다. 현대건설 매각과 관련해선 거의 '노 코멘트'다. 채권단의 말 한마디가 매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채권단은 우선 11월12일 입찰제안서 마감일에 주목한다. 채권단은 이날까지 매각기준을 마련, 메릴린치 등 현대건설 매각주관사에 전달할 방침이다. 이미 실무자들은 머리를 맞대고 기준 마련에 분주하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공식적인 멘트밖에 할 수 없다"며 "온 세상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만일 채권단이 정중동의 자세를 깬다면 나중에 엄청난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며 "누구 편에도 설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장에선 이런 채권단 입장에 금호아시아나그룹 이야기를 덧댄다. 산업은행이 금호그룹 구조조정 할 때 애를 먹은 대우건설 탓이다. 물론 매각과 관련 어떤 컨센서스가 작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현대건설이 제2의 금호사태를 불러일으키면 안 된다는 것. 현대차와 현대그룹 중 누가 유리한 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채권단은 이를 의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 사장의 최근 가격 중심 발언도 이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채권단 일각에선 가격 요건 외에 중시되고 있는 'Going Concern(계속기업)'도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다. 그만큼 공식적인 멘트 하나하나에 이번 매각에 대한 걱정이 담겨 있다.
채권단 핵심 관계자는 "앞으로 시장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채권단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현대차와 현대그룹 간 경쟁에 이렇다 할 관여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지난 8일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채권단은 공정한 평가를 통해 현대건설의 새 주인을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가격부문이 2/3 정도 중요하다"고 밝힌바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