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황장엽 가족관련 'YS 발언'에 관심집중

머니투데이 뉴시스  | 2010.10.12 15:10
12일 고(故)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빈소를 찾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베일에 싸인 황 전 비서의 가족사를 언급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 풍납동 아산병원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방문해 조문을 마친 뒤 "황 전 비서의 부인도 미국에서 자살하고, 아들도 자살하고, 딸마저 죽어 가족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기자들에게 "참 훌륭한 애국자였다"며 고인을 회고하던 중 나온 발언이었다.

김 전 대통령의 말은 황 전 비서의 부인이 '숙청의 칼날'을 피해 미국에 살다 자살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요컨대 황 전 비서가 홀홀 단신 망명한 것이 아니라 가족과 함께 북한을 빠져나왔다는 얘기다.

이는 일반에 알려진 것과는 차이가 커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이 고령(83세) 인데가 평소 실언을 자주해 신빙성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두 사람의 관계를 감안하면 그냥 흘려듣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김 전 대통령은 1997년 황 전 비서의 망명 당시 중국 최고위급과 담판을 지어 한국행을 성사시킨 장본인이다.

김 전 대통령은 "처음 여기와서 접촉할 때 나를 가장 처음 만났다"며 "한 달에 한 번 점심을 먹으며 2시간씩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할 만큼 황 전 비서와 각별한 관계임을 강조했다.


'주체사상의 대부'로 불리며 한때 북한 최고위급 직위까지 올라갔던 황 전 비서는 망명 이후 북한의 '공적 1호'로 암살위협을 받아왔다.

정보당국은 이 때문에 황 전 비서의 가족이 연좌제에 걸려 결국 숙청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도 국정감사 점검회의에서 "들리는 말로는 가까운 가족부터 그와 가까이 지낸 2000명이 숙청됐다"고 말해 숙청가능성을 높였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의 보도를 봐도 황 전 비서의 가족사는 '비극' 그 자체다. 부인은 북한에서 숙청됐고, 자식 또한 같은 처지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황 전 비서가 망명한 뒤 한국에서 결혼한 것으로 알려진 여성이 현재로서는 그나마 유일한 직계가족인 셈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터져나온 김 전 대통령의 '황장엽 부인 미국 자살' 발언은 진위여부를 떠나 한때 북한에서 가장 추앙받던 황씨 가문의 '비극'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것이어서 국민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베스트 클릭

  1. 1 김호중 콘서트 취소하려니 수수료 10만원…"양심있냐" 팬들 분노
  2. 2 이 순대 한접시에 1만원?…두번은 찾지 않을 여행지 '한국' [남기자의 체헐리즘]
  3. 3 11만1600원→44만6500원…미국 소녀도 개미도 '감동의 눈물'
  4. 4 [영상] 가슴에 손 '확' 성추행당하는 엄마…지켜본 딸은 울었다
  5. 5 '100억 자산가' 부모 죽이고 거짓 눈물…영화 공공의적 '그놈'[뉴스속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