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응찬 회장, "거취 고민중이나 내년3월까지는..."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 2010.10.11 11:27
"혐의는 부인, 거취 고민하지만 당장 물러나지는 않겠다."

라응찬 신한금융지주(신한지주) 회장이 11일 금융감독원의 중징계 방침과 지난 9월2일 이후 이어져 온 소위 '신한사태'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이날 라 회장이 던진 메시지는 크게 2가지. 먼저 거취는 고민하고 있으나 신상훈 사장 등과의 동반퇴진 또는 자진 사퇴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조직안정과 발전'이 이유다.

◇내년 3월까지 직무유지 희망…당장 사퇴 없다= 앞으로의 거취에 대한 라 회장의 첫 대답도 "조직 안정과 발전을 위해 (금융감독원을) 설득하면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 라 회장은 "(거취는)지금 고민하고 있다"고 밝혀 사태를 수습한 뒤 퇴진할 생각임을 내비쳤다.

라 회장은 특히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 가능한 공백 없이 (경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희망"임을 강조했다. 실명제법 위반 혐의와 관련, "상세한 자료를 제출하고 있다"며 소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밝힌 것도 이런 이유다.

라 회장에 대한 금감원 최종 징계는 다음 달 초의 제재심의위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직무정지를 받을 경우 퇴진할 수밖에 없지만 문책성 경고에 그친다면 주총까지 회장직 유지가 가능하다.

얼마나 징계수위를 낮출 수 있느냐는 신한지주 측이 오는 18일까지로 예정된 소명기한에 얼마나 잘 소명하느냐에 달려 있다.

따라서 라 회장은 "조직안정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누군가는 수습을 해야 하지 않겠나"며 '혼란기의 동반퇴진'이 어렵다고 밝혔다. 신 사장에 대한 소 취하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혀 루비콘 강을 건넜음도 시사했다.


현재 신한지주는 라 회장의 빈자리를 채울 후계구도나 회장 직무대행 선임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라 회장 역시 이날 직무대행 등을 묻는 질문에 "이사회서 조직 안정과 발전을 위해 충분히 논의해서 결정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혐의 전면 부인…'나와 관계없어'= 라 회장은 거취를 고민 중이라면서도 이번 사태를 불러온 각종 의혹들에 대해서는 혐의를 부인했다.

라 회장과 관련한 의혹으로는 박연차 전 태관실업 회장에 준 50억원과 관련한 차명계좌 개설, 이에 따른 금융실명제법 위반 또는 비자금 조성 혐의 등이 있다.

이외에도 이번 신 사장 고소로 불거진 자문료 15억원에 대한 의혹이 있다. 이희건 신한은행 명예회장에 지급돼온 자문료 15억원 중 5억원이 라 회장 자금으로 쓰였다는 게 요지다.

라 회장은 그러나 비자금 및 자문료 관련 의혹에 대해 "신 사장이 뭐라 하는지 모르지만 저하고는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답했다. 사용처를 자신이 몰랐으며 관리는 신한은행 비서실 또는 당시 행장이던 신상훈 지주사장이 했다고 해명한 셈이다.

금감원의 중징계 방침이 통보된 실명제 위반과 관련해서는 "예전에 했던 것이, 밑에 시킨 게 습관적으로 저도 모르는 사이에 계속 이어져 왔다"고 답했다.

차명계좌가 개설된 점은 사실상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을 몰랐음을 아울러 해명, 역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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