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회사채 발행 '싸고 길게'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10.10.06 15:25

금리 하락, 장기채 발행 활기…조달비용 감축

최근 장기 회사채 발행이 늘고 발행 금리도 떨어지면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이 갈수록 개선되고 있다.

6일 채권시장 및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발행된 무보증 회사채 가운데 만기가 긴 회사채 상위 20개를 월별로 살펴본 결과 지난달 발행된 회사채가 7개로 전체의 35%를 차지했다. 같은 기준으로 8월과 7월은 각각 4개와 3개였다.

지난달 15일 GS칼텍스는 1500억원 규모의 7년짜리 무보증 회사채를 금리 4.47%에 발행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평택에너지서비스 등 공사를 제외하면 올 들어 발행된 무보증 회사채 가운데 만기가 가장 길었다.

또 지난달 17일 한국저축은행은 5년3개월짜리 회사채 140억원을 금리 8%로 발행했고, 같은 달 30일 LS전선은 5년짜리 회사채를 발행해 4.8% 금리로 700억원을 조달했다.

LG전자와 GS칼텍스도 지난 달 5년 만기 회사채를 각각 1900억원, 1500억원 어치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각각 4.63%와 4.23%였다.


이처럼 장기 회사채 발행이 활발해진 건 최근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시장의 우호적 분위기가 원인이다. 외국인을 중심으로 기관투자자들의 채권 매수세로 채권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근접할 만큼 하락했고 상대적으로 덜 내린 장기 채권으로 매수세가 확산되고 있다.


회사채 발행금리가 낮아지고 만기도 길어지면서 기업들은 적은 비용을 들여 장기 자금을 빌릴 수 있게 된 셈이다.

신용등급 'AA'인 SK는 지난달 5년짜리 회사채를 금리 4.58%로 내놓은 반면 신용등급이 한 단계 높은 'AA+'인 SK에너지의 경우 1년 전에 5년 만기 회사채를 금리 5.72%로 발행한 바 있다. SK의 경우 SK에너지에 비해 매년 1.14%포인트 낮은 이자를 내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금융위기 이후 고금리로 단기 회사채를 발행했던 기업들은 종전에 발행한 회사채를 갚거나 저금리 회사채로 갈아타기도 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3분기 전체 회사채 발행규모는 2분기 6조8966억원의 순발행에서 1조4022억원의 순상환으로 전환했다. 그 만큼 회사채 발행금액보다 상환금액이 컸다는 의미로 기존 회사채의 상환에 주력했다는 얘기다.

한 증권사 IB(투자은행) 담당자는 "금리 하락을 틈타 저리로 자금을 미리 조달해 놓으려는 수요도 있다"며 "장기 회사채도 시장에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분위기여서 회사채 발행을 타진하는 곳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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