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없다는 전세난' 정말 문제없나?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10.10.06 09:36

[긴급진단]정부는 괜찮다지만…전세가비율 상승, 매매호가 상승압력으로 작용

서울에서 시작된 전세난이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대부분 지역의 전셋값이 수천만원씩 오른데다 물건 품귀현상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자 정부가 나서서 전세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국토해양부, 서울시 등 주무 부처와 해당 지자체는 최근의 전세난이 예년 가을 이사철과 비슷한 수준으로 큰 문제가 없다며 시장과 상반된 입장 확인만 되풀이하고 있다. 특히 정종환 국토부 장관은 정부가 특별히 내놓을 전세대책은 없다고 못박았다.

그렇다면 최근 수도권의 주택 전세난은 정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일까. 전셋값 상승률, 전세주택 수급,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 등 전세시장 상황을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각종 지표는 예년과 비교해 어떤 수준일까.

5일 국민은행의 '전국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올 9월 말 현재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5.3%로 지난 2007년 이후 가장 높다. 이는 연간 전셋값 상승률 1∼2% 안팎이었던 지난 2007년(1.9%)과 2008년(0.8%)보다 2∼6배 가량 높은 상승률이다.

봄·가을 이사철 전셋값이 급등해 시끄러웠던 지난해(4.5%)보다도 높다. 서울 등 수도권의 올 9월 말 현재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3.9%로 지난 2007년(2.1%), 2008년(-0.4%)보다 훨씬 높다. 다만 연간 아파트 전셋값이 5.9% 오른 지난해보다는 낮다.

전세주택 수급도 부족한 상태다. 국민은행이 매달 전국 1만6000여개 중개업소를 통해 전세수요에 비해 전세공급물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조사하는 '전세수급동향'의 지난달 결과에 따르면 전세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응답 비율은 83.5%로 지난 2001년 3월(94.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응답 비율이 높을수록 전셋집이 부족해 수급이 불안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올 평균 전세수급동향(수요공급) 비율도 73.2%로 평균 50∼60%대인 2007∼2009년보다 훨씬 높다.

지난달 전국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56.0%로, 지난 2006년 10월(56.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아파트값이 1000만원일 때 전셋값은 560만원이라는 뜻이다. 수도권 역시 지난달 전세가 비율이 45.0%로 전고점인 2006년 12월(45.9%) 수준에 다달았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매매 거래 활성화에만 신경쓸 게 아니라 서민주거안정과 직결되는 전세난 문제에 정부와 지자체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남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장은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지난해보다 낮다고 최근의 전세난이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는 정부의 판단은 너무 안이하다"며 "저소득 전세 수요자들의 자금 부담을 덜 수 있는 전세난 해결 대책 시행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세난 장기화, 매매 호가 상승 등 더 심각한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수석부사장은 "내년에는 수도권 입주물량이 급감하는 만큼 가을 이사철이 지난 후에도 전세난이 지속될 것"이라며 "매매가는 떨어지는데 전셋값만 오르면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계속 상승해 매매호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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