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순 신한은행장 받았다는 5억은 무슨 돈?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송정훈 기자 | 2010.10.03 19:28

취임 한달후 일본주주에게 받아..내주 내부감사 결과 이사회 보고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지난해 취임한지 한달후인 4월 재일교포 주주로부터 5억원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을 빚고 있다.

신한은행 측은 "신한금융그룹 발전을 위해 좋은데 써달라며 받은 것이며 비서실이 관리해왔다"고 해명했다. 전임 비서실장이 통장으로 받았고 이 행장은 통장 수수 사실을 보고만 받았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3일 "재일교포 대주주가 자신 명의의 5억원이 든 통장을 맡겼다"며 "통장은 비서실에서 갖고 있었고 행장에는 보고만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주주는 통장을 맡기면서 도장과 비밀번호를 맡겼다"며 "도장과 비밀번호만 알면 누구든지 돈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1년 반 동안 공식 회계처리를 하지 않고 두고 있었던 것에 대해 은행측은 "당시 이 행장이 '기탁자의 뜻에 따라 유용한 곳에 쓰자'고 했으나 일이 바빠 잊어버렸다"고 설명했다.

이 행장 취임 축하금이었느냐는 질문에 "축하금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통장을 받았던 이백순 행장의 이창구 전임 비서실장은 지난 8월 중국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에 부임했다. 이 전 비서실장은 이에 대해 "답변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며 "은행 측과 조율한 후 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인출해서 쓰여 졌다는 소문과 관련, 현 비서실 관계자는 "그 돈은 받아놓은 상태로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신한은행 재일교포 주주들은 본인들의 은행이라고 생각해서 가끔 기탁한다"며 "이들은 신한은행을 자기가 키운 은행으로 알고 있고 그런 마음이 담긴 돈"이라고 설명했다.


5억원 이외에 '기탁'한 돈이 더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건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5억원이 '사례금' 성격이었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사례금은 아니다. 5억원을 기탁한 분이 보유한 신한은행 주식이나, 예금 등이 얼마인데 뭐가 아쉬워서 사례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금융권에선 기탁금이 전달된 지 1년6개월이 지난 최근 분쟁과정에서 이 돈의 존재가 불거지자 뒤늦게 "잊고 있었다", "돌려주려 했으나 안 받을 것 같아 기부할 계획"이라고 해명한 것은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문제의 5억원이 어떤 용도로 받은 것이냐에 따라 증여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주가 5억원이나 되는 큰돈을 은행 발전기금으로 기탁하면서 공식적인 전달 과정을 밟지 않고 쌈지돈 넣어주듯이 은행장에게 비밀스럽게 전달하고 1년6개월째 잊고 지냈다는 게 대한민국 간판 은행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납득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신한은행은 내주 '5억원 수수'에 대한 내부감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은행 관계자는 "이사들이 이번 일에 대해 궁금해 하는 만큼 감사라인에서 확인할 예정"이라며 "5억원이 그대로 있는지 등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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