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누구 품으로, 현대그룹? 현대차그룹?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 2010.10.01 17:14

고 정주영 회장 내세운 명분 vs 탄탄한 자금력

고 정주영 명예회장을 내세운 현대그룹의 명분이냐 현대차그룹의 탄탄한 자금력이냐.

현대건설 인수전이 결국 현대그룹과 현대차의 2파전으로 귀결됐다. 1일 오후 3시 채권단이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한 결과,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컨소시엄이 LOI를 제출했다.

채권단은 11월 12일 LOI 제출 기업에 대해 본입찰을 실시하고 연내 인수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채권단이 매각할 현대건설 보유주식은 3887만9000주(34.88%)로 현대건설 주가와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하면 매각 가격은 3조5000억~4조원으로 추정된다.

일단 LOI 제출이 마무리된 만큼, 양측의 관심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평가기준에 쏠린다. 채권단은 앞서 매각공고 당시 '인수자의 경영능력 등을 주요 항목으로 평가할 방침'이라고 밝혔을 뿐 인수 후보자 평가기준을 공개하지 않았다.

채권단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한 평가기준을 아직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며 "본입찰 전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채권단 안팎에서 기업매각 인수가격과 더불어 인수자금 조달 방법과 조건 등을 중요한 심사 기준으로 볼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온다.

그렇다면 우위에 놓이는 것은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3개 계열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만 2분기 말 기준으로 3조5000억원에 달한다.

반면 현대그룹은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등의 현금성 자산이 약 1조원에 불과하다. 대신 현대그룹은 현대가의 정통성을 내세운다. 지난 추석 연휴부터 '(현대건설은)아버지(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모든 것이었습니다…,(중략)현대건설, 현대그룹이 지키겠습니다'는 광고를 내보내며 밑 작업을 시작한 터다.


올해 현대그룹이 채권단의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에 반발한 것도 현대건설 인수를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다. 현대그룹의 유동성은 약 1조5000억원으로 3조원 정도를 추가 조달해야 한다.

현대그룹이 독일의 하이테크 전문 엔지니어링기업인 'M+W그룹'을 전략적 투자자로 삼았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금액을 국내외 금융기관에서 차입해야 할 전망이다. 현대그룹이 'M-W그룹'의 지분율을 제한할 것이란 점에서다.

지난 2006년 금호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때처럼 무리하게 자금을 조달할 경우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도 있다. 채권단이 무리한 차입 시 감점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당시 금호그룹은 6조원이 넘는 자금을 들여 대우건설을 인수하기 위해 재무적 투자자에 무리한 '풋백옵션'을 제공했다가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현대그룹이 법원의 판결에 따라 채권단의 공동제재에서 벗어낫지만 개별은행이 현대그룹과 거래에 나설지도 미지수다. 이래저래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갈 여지가 있다.

일단은 가격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 업계에서는 공정성 시비 등을 고려해 50% 이상의 프리미엄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분석한다. 비재무적 항목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대북관계나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 등도 고려될 요소다.

한편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대기업의 참여설이 제기됐으나 최종적으로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업은 서류미비로 마지막 순간에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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