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 2010.09.28 15:26
이 날에 소리 내어 크게 통곡한다.

지난번 라응찬 회장이 4연임 했을 때, 어리석은 우리들은 서로 말하기를 "라 회장은 '신한지주가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마련해 21세기 한국금융 산업을 선도하는 초일류 금융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던 사람인지라 4연임이 필경은 차별화된 모습을 통해 최고 금융그룹 위상을 공고히 부식케 하기 위한 것이리라" 하여, 신한지주 뿐 아니라 금융권까지 환영하여 마지않았다.

그러나 사람이 하는 일 가운데 예측하기 어려운 것도 많도다. 천만 꿈밖에 30여 년 형제애를 나눈 신상훈 사장에 대한 고소장이 어찌하여 제출되었는가. 혐의 진위 여부를 떠나 이 고소장은 비단 '경영진 3인방'뿐만 아니라 신한지주가 분열을 빚어낼 조짐인 즉, 그렇다면 라 회장 4연임의 본뜻이 어디에 있었던가?

그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이희건 명예회장과 재일교포 주주들의 뜻이 강경하여 고소장 제출에 반대하기를 마다하지 않았으니 이런 후폭풍이 불 것인 줄, 라 회장과 이백순 행장은 정녕 몰랐단 말인가.

슬프도다. 신한의 최고위층들은 외환위기 이후 힘겹게 쌓아올린 대한민국 금융의 위신을 일시에 무너뜨리는 악역이 되기를 감수했던 것이란 말이냐.


아, 113년 대한민국 금융의 사직을 훼손시키고, 10만여 명의 은행업 종사자들을 포함한 전 금융인들로 하여금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였으니, 신한이라는 명패를 깊이 꾸짖을 것도 없다.

하지만 명색이 지배구조의 모범이라 칭송받던 신한의 경영진은 '부정과 부도덕한 행위 척결'을 명가의 보도인양 내세우며 이번 사태의 책임을 면하여 이름거리나 장만하려 했더란 말이냐.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 김청음(金淸陰)처럼 통곡하여 문서를 찢지도 못했고, 정동계(鄭桐溪)처럼 배를 가르지도 못하고 살아남은 이들이 있으니, 그 무슨 면목으로 금융권에 얼굴을 내밀 것이며, 그 무슨 면목으로 5000만 동포와 얼굴을 맞댈 것인가.

아! 원통한 지고, 아! 분한지고. '깨끗하고 공정한 은행, 고객을 섬기는 은행'을 신념으로 출범한, 29년의 신한정신이 하룻밤 사이에 홀연 사라지고 말 것인가. 신한을 대한민국 대표은행으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했던 우리들은 원통하고 원통하다. 동포여! 동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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