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3대세습' 어떻게 이뤄지나···난관은?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 2010.09.28 10:26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8일 3남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하며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 의사를 공식화했다.

이 날 44년만의 북한 노동당 대표자회 개최를 앞두고 이같은 사실이 전해지면서 김정은의 중앙 무대 공식 등장은 더욱 극적인 모습으로 연출되고 있다. 북한이 공식 대외 발표에 김정은의 이름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北, '김정은' 첫 공식 언급=이에 따라 김정은이 이번 대표자회에서 정치국 위원이나 비서국 조직담당 비서 등의 요직에 선출될 가능성도 더 높아졌다. 김 위원장은 1974년 당 중앙위 정치위원회(정치국) 위원에 오르며 후계자로 내정됐고 1980년 10월 6차 당 대회에서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을 맡으며 후계체제를 공고히 했다.

김 위원장이 당시 30~40대에 걸쳐 후계자로 인정받았던 것에 비해 불과 20대 후반(1982년생 추정)에 불과한 김정은의 권력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김 위원장 자신의 건강 악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2008년 8월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건강이상설'이 꾸준히 제기됐으며 당초 '9월 상순'으로 예고됐던 이번 대표자회가 연기된 것도 김 위원장의 건강문제 때문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었다.

자신의 불확실한 건강문제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권력누수를 사전에 방지하고 김정은 후견그룹의 구축을 통해 후계구도를 빠르게 안정화시킬 필요성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선군정치' 이어질 듯···군 기반 권력승계=김정은이 첫 공식 직함으로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받은 것도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군 경험이 일천한 것으로 알려진 김정은을 '대장'으로 올리면서 군부 친화적 이미지를 구축하고 군부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김정은이 이전부터 군부 장악을 위한 일종의 역할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앞으로 북한 권력 승계 과정에서 군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북한은 이 날 류경에게 상장, 로흥세 등 6명에게 중장, 조경준 등 27명에게 소장 칭호를 부여하는 등 대규모 장성급 인사를 단행하고 총참모장인 리영호 대장을 차수로 승진 발령했다.

김 위원장이 '선군정치'를 내세우고 국방위원회 강화를 통해 권력기반을 다져온 것처럼 김정은 역시 군부의 기득권 세력을 달래는 동시에 이를 기반으로 후계구도 안정화를 꾀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장성택 '섭정' 어떻게 이뤄질까=김정은 후계 체제가 본격 진행됨에 따라 후견인으로 알려진 이른바 '장성택 그룹'의 요직 진출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과 남편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 최룡해 전 황해북도 당 책임비서 등이 김정은 후계체제를 보좌할 후견인 그룹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단 이 날 명령에서 김경희와 최룡해가 김정은과 함께 '인민군 대장' 호칭을 받으면서 후견그룹의 약진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지난 26일 "김정은은 군 조직에서 별다른 역할을 한 적이 없는 등의 이유로 김 위원장과 달리 권력기반이나 카리스마 등을 갖지 못하고 있다"며 "장성택이 당분간 정은을 대신해 섭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정은 카리스마 확보 어떻게?=김정은은 앞으로 북한 내부 지지를 다지는 작업의 일환으로 경제난을 타개를 위한 경제·외교 등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최근 '한반도포커스' 9·10월 호를 통해 "최근 북한이 중점 추진하고 있는 함흥 비날론 공장 가동과 대계도 간척지 함흥 비날론 공장 가동, 대계도 간척지 개발 등의 성과는 차후 김정은 업적으로 돌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지난 방중길에서 중국과 협의한 것으로 알려진 동북3성과 나진·선봉 지역의 개발 연계 방안 등도 김정은이 중점 추진해야 할 경제재건 작업 및 성과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엔 차원의 대북 경제제재가 지속되고 있고 남북관계도 경색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경제재건 노력이 획기적인 성과를 얻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3대 세습'이라는 유례없는 상황에 직면한 북한 내부의 여론이 김정은에 대한 반감으로 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권력 안정화와 핵무기 개발을 통한 체제 유지, 그리고 경제 회복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김정은의 앞날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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