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 사장직대 선출 이사회 연기, 왜?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10.09.27 11:26

[기자수첩]재일 사외이사 반대+일부 직대 후보 고사

신한금융그룹(신한지주)이 28일 예정됐던 이사회를 돌연 연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신한지주는 당초 이번 이사회에서 회장이 겸무중인 사장 직무대행을 분리해서 직무대행자를 선임할 예정이었다. 전성빈 신한지주 이사회 의장을 중심으로 이사들이 추석 명절과 주말에 여러 차례 논의했다.

하지만 일부 후보자가 고사하는 등 여의치 않은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국내·외 사외이사들은 사외이사들 모두 공감할 수 있는 후보를 찾을 수 있게 후보의 대상자 폭도 넓히고 좀 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조율하자는 의견들을 제시했다.

사실 이번 이사회는 문제가 많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특히 신한지주 재일동포 주주들이 또 한 번 격앙된 감정을 드러냈다. 신한지주 이사회가 신상훈 사장에 대해 직무정지 결정을 내린 지 2주 만에 또 이사회를 열어 사장 직무대행 선임을 논의한다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어서다.

한 재일동포 주주는 "이럴 거면 이사회에서 해임을 시키지 왜 직무정지 결정을 내렸냐"며 "이사회 결정대로 검찰 조사 결과 나오면 그때 그 결과에 따라 진행하면 되는데, 지금 사장 대행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한지주 지분 17%를 가진 재일동포 주주들을 대표하는 4명의 사외이사는 이미 이번 안건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상태였다. 도대체 뭐가 그리 급해서 '사장 고소-직무정지-직무대행 선임' 등 일련의 과정이 한 달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동안 진행되고 있냐는 것이다. 일부 재일동포 주주들은 "(신한지주가) 이번 사태가 발생하기 한참 전부터 신 사장이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해 놓고선 이제 와서 무슨 직무대행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내 반응도 비슷했다. 신한지주 내부에 정통한 금융계 한 관계자는 "사장 직무대행이 지주 내 일반 업무를 맡고 라 회장이 중요 사안 결재만 할 예정이라고 했는데, 신한지주는 이미 모든 게 라 회장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굳이 그렇게 구분 지을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뭔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한지주는 결국 안팎의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이사회를 잠정 연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문제는 이처럼 신한지주가 예측 가능치 못한 카드를 꺼내면 꺼낼수록 의혹만 더 생기고, 신한지주가 그토록 바라는 '조직의 안정'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진정으로 조직을 생각했다면 이사진들은 물론 주주들 사이에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왜, 굳이, 지금 이 시점에서..." 등과 같은 말이 나오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

라응찬 회장을 비롯해 경영진이 대국민 사과를 한 게 엊그제다. 국민들은 더 이상 혼란을 원치 않는다. 신한지주가 앞으로 이번 사태를 대할 때 더욱 신중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2. 2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3. 3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
  4. 4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5. 5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