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 주가 최소 2배 상승 가능할까?

머니투데이 이명진,박희진 기자 | 2010.09.27 13:46

증권가, 공모가의 최대 3배 목표가 제시…윤윤수 회장 "3년내 상장" 약속 지켜

↑휠라코리아가 오는 28일 증시에 입성한다. 패리스 힐튼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를 모델로 써 온 휠라는 '우월한 몸매'로 잘 알려진 제시카 고메즈를 새로운 모델로 발탁해 패션성이 높은 감각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이어가고 있다.

"지방에서 휠라 매장 하나 있으면 노후가 보장된다는데 어떻게 하면 매장을 열 수 있을까요?" 백화점에서 10년 이상 일하고 있는 한 샐러리맨의 말이다.

경기가 좋아졌다지만 자영업자들은 더 어렵다하고, 유행이 급변하는 요즘 같은 때에 수도권도 아닌 지방에서 의류 매장을 연다는 게 그다지 솔깃하지 않을 법도 한데, 지방에서는 '휠라'하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한다.

이 같은 휠라의 '머니스토리'는 주식시장에서도 펼쳐질 전망이다. 휠라코리아는 오는 28일 증시에 입성한다.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공모주 청약경쟁률이 329.65대1을 기록하며 '공모주 대어'에 대한 기대를 실감케 했다. 앞서 진행된 현대홈쇼핑 청약에선 147.1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데 머물렀다.

증권사들은 3만5000원인 휠라코리아의 공모가가 턱없이 낮다며 공모가 대비 최대 3배나 되는 파격적인 목표가를 제시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

◇3년 전 상장 약속 지켜..휠라코리아, 주가 최소 두 배?

2007년 3월, 휠라코리아는 휠라 본사를 인수해 '새우가 고래가 삼켰다'는 평가를 낳으며 전 세계 스포츠 의류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샐러리맨의 신화'로 통하는 윤윤수 휠라글로벌 회장은 3년 전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삼성증권, 화인파트너스, 미래에셋자산운용, 군인공제회 등 재무적 투자자(FI)들의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3년 내 회사를 성장시켜 상장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윤 회장의 약속은 휠라코리아의 상장으로 현실화됐다.

이번 휠라코리아의 상장은 재무적 투자자들을 위한 '캐시아웃'(현금화)의 목적으로 이뤄지는데다 의류사업 자체가 고성장 분야가 아니라 시장에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휠라코리아의 상장은 '간만의 두근거림'이라는 제목의 증권사 리포트까지 나오며 증권업계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지난 22일 신영증권의 서정연 애널리스트는 공모가가 3만5000원인 휠라코리아의 12개월 목표가로 7만9000원을 제시했다. 대우증권은 이날 목표주가로 10만원을 제시했다. 공모가 대비 무려 3배에 달하는 수치다. LIG투자증권도 8만2000원을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제시한 목표가는 6만6000원. 주가가 최소 두 배는 오른다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

서정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매도가능물량이 많고 대주주 지분이 낮다는 위험요소가 있지만 성장성을 고려하면 이번 공모가는 크게 저평가된 수준"이라고 말했다. 박종안 휠라코리아 최고재무관리자(CFO)는 "브랜드 사업을 하기 때문에 '평판'이 매우 중요하다"며 "공모가가 너무 높아 주가가 떨어지면 브랜드 평판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호예수가 1년인 우리사주조합의 이익실현을 위해서도 공모가가 너무 높을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패션성으로 인기, 끊임없는 혁신이 관건

휠라(FILA)는 1911년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세계적 스포츠 브랜드로 국내에는 1991년 한국지사인 휠라코리아를 통해 들어왔다. 이탈리아 특유의 감성이 돋보이는 휠라는 차별화된 '패션성'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이상민 브랜드앤컴퍼니 대표(경희대 교수)는 "휠라는 본격 스포츠 브랜드라기보다 스포츠 패션 브랜드의 이미지가 강하다"며 "향후 성장을 위해서는 제2, 제3의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고 끊임없이 시장과 소비자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혁신적 이미지를 이어가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휠라 브랜드의 핵심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 전통이라는 가치에 대응하는 '새로움'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라며 "혁신과 새로움을 창출하려는 노력이 실패하게 될 경우 브랜드가 위축되거나 브랜드 파워가 감소 될 수 있다는 위험 부담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박태일 현대경제연구원 컨설팅 본부장은 "이태리에서 시작했지만 토종브랜드가 된 휠라는 나이키와 아디다스 같은 글로벌 스포츠브랜드가 없던 국내브랜드의 새로운 도전"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스포츠와 패션을 적절히 접목한 포지셔닝을 한다면 월드클래스 브랜드로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디자인면에서도 나이키, 아디다스가 스포츠 기능과 역동적인 면이 강하게 부각돼 있는 반면 휠라는 일상복으로 손색없는 깨끗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강하다. 이동훈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휠라는 패션성이 강하고 감성적"이라며 "스포츠의류의 캐주얼화, 일상화 등 현재 트렌드에 잘 부합하는 브랜드"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의 니즈를 잘 충족시킨다면 나이키, 아디다스에 버금가는 브랜드가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나이키는 정열적이며 첨단의 느낌이 강하며 아디다스는 클래식한 이미지"라며 "휠라는 감각적인 디자인과 컬러에 고급스럽고 깔끔한 이미지를 줘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지방이나 중장년층에게도 인기”라고 말했다. 휠라 옷을 자주 입는다는 회사원 김양회(42)씨는 "휠라는 화이트계통의 색상 등 밝은 색을 주로 사용하고 간결한 디자인으로 깨끗한 이미지를 줘 일상복으로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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