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베트남 등 5개국 G20행 막차 탔다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 2010.09.24 14:18

G20준비위, 비회원국 초청국 확정..네덜란드 빠지고 싱가폴 선정

스페인, 싱가폴, 베트남, 이디오피아, 말라위 등 5개의 비회원국이 오는 11월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의 티켓을 거머쥐었다. 지난 6월 캐나다 토론토 정상회의와 비교할 때 네덜란드가 빠지고 싱가폴이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

정부는 24일 20개 정식 회원국 외에 서울 G20 정상회의에 초청할 5개 비회원국과 7개 국제기구를 확정, 발표했다. 이창용 G20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기획단장은 "G20 회원국 차관(급)이 참여하는 셰르파(정상대리인) 협의를 통해 비회원국 초청원칙을 정한 뒤 이 원칙에 따라 대상을 확정했다"며 "해당 국가에는 지난주 외교채널을 통해 통보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세계 각국의 G20 참가 경쟁이 치열한 점을 고려해 '대표성'에 초점을 맞춰 선정했다고 소개했다. 이 단장은 "서울 회의에서 개발의제가 처음으로 다뤄지는 만큼 가급적 저개발국 중에서 비회원국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대표성을 가진 나라를 골랐다”고 말했다.

우선 아프리카의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해 아프리카연합(AU) 의장국인 말라위와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새로운 파트너쉽(NEPAD)’ 의장국인 이디오피아를 선정했다. 또 서울정상회의가 아시아에서 개최되는 최초 회의임을 감안해 아세안(ASEAN) 의장국인 베트남을 포함시켰다. 이들 3개국은 지난 6월 토론토 정상회의 때도 각각 AU, NEPAD, ASEAN 의장국 자격으로 참가했다.

단골손님 스페인은 세계경제 10위권 국가로서 그동안 열린 4차례 G20 정상회의에 초청된 관례와 세르파간 합의에 따라 명단에 들었다. G20 정상회의가 발족됐던 지난 2008년 당시 미국 부시 대통령과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총리가 이끄는 스페인 사회당 정부와의 불화로 공식 회원국에서는 제외됐지만 초청국 형식으로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가장 극적인 참가국은 싱가폴이다. 싱가폴은 3G(Global Governance Group: UN에서 G20과 협력을 추진하는 28개국 모임) 의장국 자격으로 사상 처음 G20 정상회의에 참가하게 됐다.

반면 2008년 10월 워싱턴 정상회의부터 2009년 4월 런던정상회의, 2009년 9월 피츠버그 정상회의, 2010년 6월 캐나다 정상회의 등에 줄곧 참석했던 네덜란드가 이번 회의에 빠졌다. G20 회원국에 유럽 국가가 과도하게 많다는 것이 네덜란드가 밀린 표면적인 이유다.


내막을 파고들면 싱가폴의 끈질긴 노력과 한국 정부의 후원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폴은 지난 6월 샹그릴라 안보대회, 지난해 11월 APEC(아태경제협력체)회의 등 자국에서 개최된 회의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을 상대로 서울 G20 초청을 간곡히 요청했다. 정부도 아시아에 대한 영향력 확대 차원에서 싱가폴을 원했다는 후문이다.

정부는 그러나 네덜란드를 비롯한 유럽권의 반발 등 외교적 파장을 우려한 탓인지 셰르파회의의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단장은 “네덜란드에 대해 의장국으로서 미안한 마음이 있지만 의장국이 자국의 외교적 이해를 위해 초청국을 선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히려 의장국이 행사할 수도 있는 재량권을 양보하기까지 했다"며 "이 같은 노력이 G20 회원국으로부터 인정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청장을 받은 5개 비회원국들은 G20정상회의에 옵저버 자격이 아니라 회원국과 동등한 자격으로 참석하게 된다. 이 단장은 “일단 정상회의에 오면 어떤 차별 없이 적극적인 대화와 의견개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들 국가들은 9월 말로 예정된 개발 의제관련 워킹그룹부터 참여하게 되며 이후에 열리는 재무차관, 재무장관회의 등에 모든 과정에 회원국들과 함께 하게 된다. G20준비위는 그동안의 준비과정에서 이들 국가들이 목소리를 내지 못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발언세션 등을 따로 두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국제기구의 경우 국제연합(UN),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금융안정위원회(FSB), 국제노동기구(ILO),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무역기구(WTO) 등 7곳의 참가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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