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착한 구매를 아시나요?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 2010.09.27 09:26
지난 8일 포스코에서 낸 보도자료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포스코가 설립한 사회적기업 송도SE와 계열사인 포스코건설이 다른 사회적기업과 '착한 구매'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는 내용이었다.

착한 구매는 사회적 기업의 자립기반 조성과 윤리적 소비·구매 문화 확산 차원에서 사회적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적극 구매하는 활동을 말한다.

포스코건설은 공사 수주시 배포하는 축하 떡을, 송도SE는 직원들의 아침과 점심식사에 사용되는 쌀, 밑반찬 등을 각각 관련 사회적 기업으로부터 계속 구매키로 했다.

다시 한번 '착한 구매'라는 말을 접하게 된 것은 지난 17일 SK그룹이 지원하는 사회적기업 메자닌아이팩을 방문했을 때다. 포장 박스를 생산하는 이 회사는 올해 매출이 3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탄탄한' 사회적기업에 속한다. 300개를 넘는 전국 사회적 기업 가운데 매출이 30억원을 넘는 곳은 10곳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곳조차도 미래가 불확실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직원의 3분의 2가 새터민(북한이탈주민)을 중심으로 한 취약계층으로 구성된 탓에 일반 기업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고, 이직률도 높았다. 생산성이 떨어지다 보니 설비투자 여력도 취약했다. 민간 기업과 경쟁해 계속 살아남기가 구조적으로 쉽지 않아 보였다.


방문에 함께한 SK 사회적기업사업단의 박찬민 총괄실장은 사회적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착한 구매와 같은 우리 사회 전반의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사회의 도움 없이도 자립이 가능한 사업 아이템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자유 시장 경제 체제에서 그런 영역을 찾기란 쉽지가 않다. 극히 제한된 영역에서만 사회적 기업들이 생존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박 실장은 "정부에서 인건비를 지원하는 3년의 기간이 지나면 사회적 기업의 90%는 문을 닫아야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과 함께 착한 구매에 대한 인식과 저변을 확대하는 일도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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