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새 CF에 '왕 회장' 등장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 2010.09.23 15:36

현대건설 인수전 박차.. 법률 및 회계자문사 선정도 마쳐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오른쪽)과 고 정몽헌 회장

"아버지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아들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현대건설, 현대그룹이 지키겠습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그의 5남인 고 정몽헌 회장(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남편)의 생전 모습을 담은 TV광고가 추석 연휴부터 전파를 탔다. '긍정' 시리즈로 기업 이미지 광고를 하던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매각 공고를 앞두고 새 TV 광고를 선보인 것.

새 광고에는 흑백 슬라이드 사진으로 현대건설 모자를 쓴 정 명예회장과 정 회장이 나란히 등장하는 장면을 담았다. 마지막에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을 지키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넣었다.

현대그룹은 짧은 분량의 광고에 정 명예회장이 정몽헌 회장 소속으로 넘긴 현대건설을 '인수'하는 게 아니라 '되찾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특히 2000년 현대건설 유동성 위기 당시 정몽헌 회장이 4400억 원에 이르는 사재를 쏟아 부으며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던 점도 강조했다.
↑고 정몽헌 회장

재계 관계자는 "'왕 회장'으로 불리는 고 정 명예회장은 현대맨들에게 거의 신적인 존재"라면서 "창업자를 등장시켜 현대건설 인수에 대한 정통성과 당위성을 동시에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앞으로 정 명예회장이 등장하는 후속 광고도 내 보낼 예정이어서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싼 범 현대가(家)의 갈등이 분출될 지 주목된다.


정 명예회장이 범 현대가 기업 TV광고에 등장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정몽준 의원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도 2008년부터 정 명예회장이 등장하고 있는 TV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건설 인수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재계는 인수전 참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현대건설 인수전을 앞둔 현대그룹의 행보는 빨라지고 있다. 현대그룹은 최근 이번 딜의 매각 관련 법률 자문사로 화우를, 회계 자문사로 대주를 각각 선정했다. 앞서 현대그룹은 도이치증권과 맥쿼리증권을 투자 자문사로 선정했다.

화우는 올해 이랜드리테일의 화성산업 유통사업부(동아백화점) 인수, SK케미칼의 SK유티스 매각, 동아제약의 삼천리 제약 인수 거래에 법률 자문을 담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건설 인수 참여를 일관되고 철저히 준비해 왔다"면서 "재무약정 문제 등에서 자유로워진데다 현대건설을 경영했던 경험, 노하우 등을 감안할 때 현대그룹이 인수하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골드만삭스와 HMC투자증권을 인수자문사로, PwC삼일회계법인을 회계자문사로 낙점하고 인수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인수전 참여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서 열린 공장 준공식에서 현대건설 인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건 잘 알고 있지만"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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