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회복 vs 조직안정, 신상훈 사장의 선택은?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10.09.19 15:12

[현장클릭]"30년 헌신한 직장, 조직을 위해 가장 좋은 길은?"

지난 14일 저녁 신한금융그룹(신한지주) 이사회가 끝난 후 신상훈 사장은 신한은행 본점 로비로 나가면서 기자들과 잠시 만났습니다. '직무정지' 결정이 내려진 터라 기자들의 관련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신 사장은 웃음 띤 얼굴로 차분하게 하나하나 답했습니다.

그러다 마지막 질문에 말문이 막혔습니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바로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는 기자들의 요청 때문이었습니다.

신 사장은 한참 후 겨우 입을 열었습니다. 그는 "직원들한테 미안하다. 젊고 유능한 직원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는 그런 조직으로 새로 탄생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고 말한 후 자리를 떴습니다.

그런데 그룹의 많은 후배들은 이미 신 사장이 억울하더라도 조직을 위해 모든 것을 안고 물러나길 바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후배들을 위해 용단을 내리라는 겁니다. 사실상 조직과 개인이 싸우고 있는 지금 신 사장이 버티면 버틸수록 조직의 상처가 커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신 사장은 이번 사태이후 기자와 만날 때마다 "후배들만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그 후배들과 조직을 생각해서 이사회 직전까진 참아왔다고 합니다. 검찰에 고소장이 접수된 이상 검찰 조사를 받고 조용히 결과를 기다리려고 했답니다.

하지만 억울한 것이 너무 많은데다 자신을 따랐던 많은 후배들이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한 순간 등을 돌리는 것에 분노했고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고 하네요.


금융계에선 신 사장의 '배임 및 횡령 혐의부문'에 대해 머리를 갸웃 거립니다. 한 시중은행 지점장은 "정말 이번 대출이 배임이라면 건설사가 아파트를 지었는데 미분양이 났다고 그 회사 사장을 구속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합니다.

아직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이번 사태, 신 사장이 모든 걸 안고 여기서 물러나면 끝날까요. 지금 잠시 침묵한다고 일이 해결될까요. 개인과 조직의 경계에 서 있는 신 사장에게 무엇이 진정으로 옳은 걸까요.

문제는 이번 사태로 인해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웃고 있을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는 겁니다. 신 사장은 이런 사람들이 신한을 좌지우지 하지 못하도록, 신한의 올바른 미래를 위해서라도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습니다. 진실이 뭐고 정의가 무엇인지 보여주겠다는 의미죠. 이를 위해 어떤 일이 있어도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신한 내부에서도 "그것이 바로 진정으로 후배들을 위하는 길"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30년 동안 가족도 모르고 오직 조직만을 생각했는데, 진실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어느 날 갑자기 범죄자 취급을 하며 내쫓는 조직이라면 미래가 없는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말을 던지면서 말이죠.

수많은 신한 맨들은 곧 진실이 밝혀질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 신한에 어떤 일이 있었고 또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반드시 알 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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