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이 주인되는 꿈 꾸는' 메자닌아이팩

머니투데이 파주(경기도)=진상현 기자 | 2010.09.19 11:00

[르포]사회적기업 현장을 가다

지난 17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야동동에 위치한 한 포장 박스 제작 공장. 종이로 만든 각양각색의 포장 박스들을 정리하는 직원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비상경영 BOX는 납기가 생명이다.' '매출 증대!! BOX 품질 고급화, 전 사원 원가절감 3% 목표 달성' 공장 내에 걸린 플래카드들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는 작업장 분위기를 한눈에 대변해주고 있다.

얼핏 보통의 포장 박스 공장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 이곳이 바로 성공적인 사회적 기업으로 손꼽히는 메자닌아이팩 주식회사다.

↑새터민과 저소득층 일자리 제공을 위해 SK그룹이 지원한 사회적 기업 ‘메자닌 아이팩’에서 박상덕 사장(왼쪽 두번째)과 직원들이 종이박스를 만들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05년부터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 등을 통해 저소득층의 자활을 지원하고 있는 SK와 통일부, 사회복지법인 열매나눔재단과 협력해 설립됐다. 33명의 전체 직원 중 새터민(북한이탈주민) 등 취약계층이 3분의 2인 21명을 차지한다.

메자닌아이팩은 와인에서, 휴대폰, 화장품 및 제약회사 약품 포장박스까지 다양한 포장박스를 생산한다. 지난해 21억3000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매출은 3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150여 곳의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2900만원, 올해도 1600만원의 순이익을 기대하는 어엿한 '흑자기업'이기도 하다. 300개를 넘는 전국 사회적 기업 가운데 매출이 30억원을 넘는 곳은 10곳, 이익을 내는 기업은 60여곳에 불과하다.

박상덕 메자닌아이팩 사장은 "사회적기업이 본연의 사회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재정자립이 필수적"이라며 "꾸준한 신규 거래처 개발과 고객맞춤형 상품납품으로 흑자전환을 이뤘다"고 말했다.

메자닌아이팩은 무엇보다 새터민 등 취약계층에 희망이 되고 있다. 회사 설립 초기부터 이곳에서 근무해온 새터민 이경실씨는 "새터민들이 남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이곳은 새터민들이 많아 적응에 도움이 된다"며 "급여도 이전 회사보다 많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취약 계층들로 구성된 만큼 일반 기업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진다. 이직률도 높은 편이다. 이익이 많이 나지 않으니 추가적인 설비투자, 부지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다.

박 사장은 "현재의 설비로는 추가 주문을 처리할 수 없는 상태"라며 "정부의 지원이 인건비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설비 투자에 대한 지원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메자닌아이팩은 올해 '특별한 일'을 하나 추진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우리사주를 나눠주는 일이다.

박 사장은 "취약계층 사원들이 실제 주인이 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며 "올해 안에 우리사주를 지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6년부터 사회적기업에 대한 육성과 지원에 힘쓰고 있는 SK의 사회적기업사업단 박찬민 총괄실장은 "사회적기업이 민간 기업과 경쟁해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는 매우 어렵다"며 "우리 사회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사랑이 있어야 사회적기업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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