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차세대737' 러시아 국적기 된다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10.09.18 14:07

50대 구입에 37억弗…미-러 우호 강화 상징

러시아 국영 항공사 아에로플로트가 미국 보잉의 차세대 737기를 도입하기로 한 가운데 러시아와 보잉 측이 계약을 마쳤다고 미국과 러시아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보잉 차세대 737(에어베를린)
러시아 유력 항공사들의 지분을 가진 방위산업복합체 러시안 테크놀로지(로스테크)는 1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보잉 측에 차세대 737기 50대 가격으로 37억달러를 지불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세대 737기는 아에로플로트에 임대돼 노후 항공기를 대체할 예정이다.

러시아의 보잉기 구입은 지난 6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회담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을 정도로 양국간 주요 이슈였다.

당시 러시아에서는 러시안 테크놀로지가 차세대737을 구입하더라도 이를 사용할 아에로플로트의 자금 여력이 없으므로 다른 항공사에 임대하거나 최악의 경우 계약을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러시아 국영 항공사가 미국 보잉의 항공기를 사용하는 것은 양국 관계 강화를 상징하는 사건이다. 아울러 항공기 상태와 서비스 수준이 뒤처지는 것으로 악명 높았던 러시아 항공업계에도 신선한 자극이 된다.


이번 계약에서 미국 보잉의 러시아 측 상대방은 러시안 테크놀로지. 첨단무기와 항공장비 생산은 물론 러시아의 무기수출을 독점한 방위산업계의 공룡기업이다.

러시안 테크놀로지를 이끄는 세르게이 체메조프 회장은 KGB 요원 출신으로 현재 러시아 권력부(실로비키)의 주요 실세 중 한 명이다. 냉전기에 KGB 동료였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와 동독에서 함께 근무, 푸틴 총리의 사람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737기 구입에 푸틴 총리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체메조프 회장은 보잉기 구매와 관련, "러시아 항공산업의 발전뿐 아니라 러시아 항공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잉 주가는 17일 뉴욕 증시에서 0.59% 상승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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