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넘치는 오피스 '공실 폭탄' 맞나

장진택 ERA코리아 전략기획팀 이사 | 2010.10.04 10:53

[머니위크 커버]광화문 개벽/ 재개발 초대형 빌딩 ‘공급 쓰나미’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광화문 일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오피스 밀집지역 중 하나다. 광화문 일대에 둥지를 튼 오피스빌딩 시장의 특징은 광화문 사거리에 우뚝 서 있는 이순신 장군동상에서 연상되듯 ‘뚝심’에 비유할 수 있다. 다른 오피스 밀집지역의 경우 임대료, 공실률 등이 경기흐름에 민감한 반면 광화문 쪽 빌딩은 변화가 작은 편이다. 특히 대표적인 맞수 지역인테헤란로가 경기변동에 민감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광화문 빌딩들의 이 같은 특징은 이 지역을 찾는 수요층의 성격에서 비롯한다. 이 지역의 핵심 수요층은 금융기관, 대기업 본사, 우량 외국계 기업 등이다. 이들은 경기 흐름의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라 빌딩시장의 탄탄한 수요기반 구축에 버팀목이 되고 있다.

◆초대형 업무시설 줄줄이 공급

서울에서 최고의 오피스 타운으로 공인 받고 있는 광화문·도심권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서울 광화문 주변 도심지역에 대형 오피스빌딩이 잇달아 준공되기 때문이다. 특히 도심지역에 올해부터 2012년 사이에 무려 9개의 대형 빌딩이 들어선다. 현재 추계로는 2010년에 39만㎡, 2011년 55.6만㎡, 2012년 15.4만㎡ 등 총 110만㎡의 오피스 공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광화문·도심권 대형 오피스 시장에 첫 포문을 연 것은 종로구 수하동의 페럼타워였다. 올 6월 준공된 이 빌딩은 지상 28층, 지하 6층, 연면적 5만5600㎡으로 동국제강 소유다. 페럼타워 옆에는 센터원이 10월 준공된다. 센터원은 연면적이 16만8000㎡로 도심에서 최대 규모의 빌딩으로 등극할 전망이다.

또 종로구 청진1지구에는 지하 6층, 지상 23층, 높이 100m 오피스 빌딩이 2012년 말 들어선다. 청진 2,3지구와 종로구 중학동 중학도심재개발구역 일대, 종로구 세종로2구역 등에서도 대형 업무시설이 완공될 예정이다. 정부종합청사 별관 인근 도렴24지구에는 지하 7층, 지상 22층 규모의 빌딩이 들어선다.

이처럼 광화문 인근에 대형 빌딩들이 줄줄이 들어설 예정이지만 신규 공급을 모두 채울만한 수요가 창출될지는 의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도심 오피스 시장의 공실률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공급과잉 국면으로 들어간다면 공실률은 더 상승하고, 임대료는 하락하는 등 오피스 임대시장의 침체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공공기관 지방이전, 세종시도 메가톤급 변수

이 같은 공급 폭탄과 더불어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세종시 변수도 도심 오피스 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12년부터 공공기관의 지방이전과 행정부처 세종시 이전이 본격화되면 도심 오피스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서울의 오피스빌딩 수요 추이와 전망은 서울시의 '사무직 노동자수의 추이와 전망'과 '오피스시장 권역별 수요 전망'에 잘 나타나 있다. 사무직 노동자수의 경우 과거 가파르게 상승하던 흐름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완만한 곡선으로 바뀌었고, 오피스 수요 또한 올해를 고비로 증가 폭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향후 도심 오피스 임대시장은 공급초과 현상이 구조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서울 주요지역 오피스빌딩의 공실률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대부분 임대료를 인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공급량이 많은 도심의 경우 공실 증가 및 임대료 하락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도심 오피스빌딩 시장은 수요 감소→ 공급 증가 → 공실률 상승 → 임대가 하락 흐름으로 향후 임대가 하락압력이 더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향후 초과공급 상태 지속될 듯

상당수 업계 관계자들은 2012년 이후에도 상당 기간 오피스 시장에 공급과잉 양상이 일반화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 무렵에 오피스빌딩 공급 폭탄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에 걸쳐 지속돼 온 공실 증가 현상은 경기침체에서 비롯된 수요 감소에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내년부터 예상되는 공실률 상승 현상은 오피스 물량 폭탄에 따른 초과공급에 의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도심지역의 경우 자체 공급량이 대폭 늘어나는데다 상암지구나 용산국제업무지구 등이 도심 수요를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장상황이 더욱 심각할 수 있다.

하지만 오피스 타운으로서 도심지역의 경쟁력에 주목하는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도심 임대시장은 다른 지역에 비해 수요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고 대형 공실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특히 프라임급 빌딩의 경우 견고한 수요기반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수급상황이 양호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곳에 둥지를 튼 기업들이 말하는 도심지역의 가장 큰 장점은 기업 이미지 상승이다. 이곳의 명품 이미지는 우수인력 확보와 해외 비즈니스에 도움을 준다는 것.

이 같은 흐름은 임대료 현황에서도 잘 드러난다. 현재 페럼타워의 3.3㎡당 임대료는 9만5000원 내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강남에서 가장 비싼 축에 드는 강남파이낸스센터, 삼성타운의 임대료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편 센터원은 이보다도 높은 3.3㎡당 11만~12만원 대에서 임대료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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