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한화 '비자금 의혹' 차명계좌 50~60개 확보

머니투데이 류철호,김성현 기자 | 2010.09.17 06:00

실소유주 김승연 회장 친인척 가능성 여부 집중수사

한화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비자금 관리용으로 의심되는 차명계좌와 연결계좌 50~60개를 확보, 이들 계좌에 들어있는 자금의 출처와 성격 규명 작업에 착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17일 "차명계좌가 몇 개인지, 들어있는 돈의 액수가 얼마인지는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비자금 관리용으로)의심되는 계좌들이 상당수 있어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검찰은 문제가 된 계좌들의 실소유주가 김승연 회장의 친인척들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이 계좌들의 실제 주인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문제의 자금이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돈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어떤 식으로 조성됐는지에 대해 조사 중이다.

문제의 계좌들은 앞서 지난 7월 금융감독원이 발견해 조사한 것으로 대검찰청은 관련 첩보를 넘겨받아 1개월 이상 내사를 벌인 뒤 사건을 서부지검에 넘긴 바 있다.

검찰은 이처럼 비자금 단서가 일부 포착됨에 따라 지난 16일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와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화증권 본사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9시30분쯤 회장 집무실과 한화증권 감사실, 전산실 등으로 수사관들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각종 회계장부, 내부 감사기록 등을 확보했다.


검찰이 이날 비자금 조성 의혹이 제기된 한화증권은 물론 그룹 본사를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하면서 검찰 안팎에서는 비자금 단서가 이미 확보된 게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수사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검찰이 그룹 총수의 집무실까지 압수수색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검찰 주변에서는 이번 수사가 강도 높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들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검찰은 최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소속 '예비군' 검사와 금융감독원 출신 파견 검사 등 전문 수사 인력을 수사팀에 추가로 확충,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두고 검찰 일각에서는 추석 연휴가 지나고 이달 말쯤이면 이번 수사의 대략적인 구도가 드러나지 않겠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편 한화그룹은 검찰의 압수수색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한화증권 측은 검찰 수사에 대해 "5개의 계좌에 대해 금감원 조사 당시 충분히 소명을 했다"며 "오래 전에 개설돼 지금까지 방치된 것으로 금액이 미미하고 비자금 등 회사와는 관련성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한화 관계자는 "소명이 충분이 이뤄져 잘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했다"면서 "비자금이 아니라고 해명한 만큼 검찰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2. 2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3. 3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
  4. 4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5. 5 우리 동네 공인중개사들은 벌써 느꼈다…"집값 4%대 하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