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상 '급가속'… "대체 왜?"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0.09.14 14:59

美 절상 압박 더해 국내 인플레 압박 가중…최근 절상속도 장기적 유지는 힘들 수도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연일 사상 최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중국은 14일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의 하루 변동제한폭 기준이 되는 환율을 6.7378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가치기준 4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2005년 이후 최강세 기록이다.

위안은 지난 달 31일이후에만 1% 절상됐다. 중국이 관리변동환율제로 전환한 6월 18일부터 8월 30일 까지 위안화가 고작 0.2% 절상된 것과 비교하면 급격한 강세 전환이다.

최근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박이 재차 거세진데 따라 당국이 의도적으로 절상 속도에 변화를 준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주요 국제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위안 절상 여론몰이에 나설 경우 실제 회담에서 중국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빠른 절상을 요구할 확실한 명분도 있는 상태다. 중국의 무역 흑자는 월간 기준으로 지난 8월 까지 3개월 연속 200억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8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4.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6월 환율시스템의 부분적 자율화에도 불구하고 위안 절상과 미국과의 무역불균형 개선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이 같은 명분을 바탕으로 미국은 연일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올리고 있다. 지난 주 로렌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을 필두로 중국을 방문한 미국 대표단 관계자들은 빠른 절상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며 앞서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중국은 위안을 충분히 절상시키지 않았다"고 직격타를 날렸다. 이번 주 미 의회에서 예정된 위안화 관련 공청회에서 절상 압박 무드는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의 정치적 압박만으로 최근 위안화의 빠른 절상을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이전에도 미국의 압박 수위가 고조될 때 마다 중국은 위안화를 소폭 절상시켰지만 최근 1%대 절상속도에는 미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의 인플레 압박이 2년 여 만에 최대폭 가중되면서 국가 내부적으로도 지금보다 위안화를 빠른 속도로 절상시킬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례적으로 8월 경기지표 발표 시기를 앞당겨 지난 11일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비 3.5% 상승했다고 밝혔다. 2008년 10월 이후 월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최근 기상이변에 따른 곡물가 급등으로 물가 상승폭이 커졌다는 것이 통계국의 설명이지만 신규대출과 산업생산 등 다른 경기지표 역시 큰 폭으로 뛰어 인플레 압박이 가중되고 있음을 반영했다.

당국은 일단 단기적으로 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상승세를 조절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달리 말하면 위안화 절상 등 수단을 통해 물가를 조절한 뒤 향후 추이를 봐서 금리 상승을 고려해 보겠다는 뜻과도 같다. 통화를 절상하면 수입물가가 떨어져 국내 인플레 압박을 완화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9월 현재와 같은 속도로 앞으로도 위안화 절상이 진행될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회의적 전망이 나온다.

스톤&매카시 리서치의 톰 오릭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위안화를 제한적 속도로 절상시킬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미국의 기대만큼 중국이 절상속도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향후 양국 갈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1년 뒤 달러 가치를 예견하는 12개월물 위안 차액결제선물환(NDF)은 14일 현재 6.6518위안을 기록중이다. 향후 위안화가 달러대비 1.38% 절상될 것으로 외환 트레이더들이 전망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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