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I 수조원 투자자금 마련할 수 있을까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 2010.09.14 15:12

['제4이통' KMI 집중해부③]

통신사업은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장치산업이다. 무선호출기(삐삐)와 휴대폰의 중간세대였던 96년 시작된 씨티폰 사업에는 2년간 6000억원 이상 투자됐고, 비슷한 시기 진행됐던 PCS에는 4년간 9조원 가량이 투입됐다.

자금 대부분은 연구개발 보다는 전파를 송수신할 수 있도록 하는 중계기 설치에 투입됐다. 당시 업체 간 출혈경쟁으로 중복투자가 많았다는 점을 감안해도 작지 않은 규모였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 이은 제 4 이동통신사업자 선정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모바일인터넷(KMI) 컨소시엄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풀이된다.

실제 KMI 는 전국 각지에 무선인터넷 전파를 보내줄 수 있는 와이브로 중계기를 설치해야해 수조원대의 자금이 필요하다. KMI는 자금조달과 관련해 어떤 계획을 세웠을까.

◇KMI, 해외 투자자와 1조2000억 투자협의中

참여업체 등에 따르면 KMI는 자금을 크게 2가지 루트로 확보하려는 중이다. 우선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국내 기업들에게 설립자본금 4600억원 등 올 연말에서 내년 초까지 총 8000억원을 유치할 예정이다.

아울러 1조2000억원의 LOI(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는 해외투자자 영입이 진행중이다. "LOI는 강제성이 없어서 두고 봐야한다"는 지적이 있으나, KMI는 성사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KMI관계자는 "2조원이 마련되면 초기 사업자금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조만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MI 참여업체들의 자금계획은 어떨까. 스템싸이언스, 디브이에스, 자티전자, C&S자산관리 등 참여기업들은 설립자본금과 1차 증자를 통해 800억원씩 납입해야 한다. 각 기업의 시가총액(490억~620억원)을 넘는 수준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이들 기업이 자금을 제대로 조달할 수 있을 지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참여기업들은 "큰 문제없다"고 자신했다. 배경은 현물출자다.


◇사실상 현물출자..자금부담 크지 않아

KMI의 자금지출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와이브로 중계기 구매와 설치비용이다. 이를 컨소시엄에 주주로 참여한 기업들에게 다시 발주하면 '1석2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KMI와 기업들의 판단이다.

참여업체 관계자는 "사업제휴 계약에 따르면 참여기업들은 KMI의 와이브로 중계기 납품 등에서 우선권을 가진다"며 "전체 사업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70% 가량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단은 현금출자 형태를 취하나 실제로는 '변형된' 현물출자에 다름없다. 업체별로 3~5년이 소요되는 자금회수기간을 버틸 체력만 갖추면 된다는 얘기다.

기업들은 유상증자를 비롯해 신주인수권부사채·교환사채 발행, 외부차입 등 다양한 루트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중이다. 이미 증권사들과 주관사 계약을 맺은 곳이 많고, 관련 계약서는 조만간 방통위에 제출될 예정이다.

KMI는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2013년부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이르면 2015년말 기업공개(IPO)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외국인 투자자, 국내 기업주주 등이 주식을 매각,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증권가는 기업들이 사업에 참여하게 된 과정과 자금조달이 불투명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일례로 자티전자 역시 최근 최대주주가 된 효국토건이 모든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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