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신한금융'갈등 김탁구식 해결?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10.09.12 17:22
시청률 50%에 육박한 KBS2TV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요즘 종방을 앞두고 주인공들 간 갈등 양상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거성식품(드라마 배경 회사)의 후계자를 위한 이사회 지분을 얻기 위해 일부 등장인물들이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다뤄졌다. 극중 '구마준'이 후계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지분은 8%. 한쪽에선 이를 위해 3.8%의 지분을 갖고 있는 '김탁구' 생모를 납치하기도 한다. 이번 주 방영분에선 회사 경영권을 놓고 이사회 등에서 한바탕 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드라마는 역시 현실의 반영일까. 지금 이 순간에도 대한민국 금융계에선 이 드라마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현 은행장이 전임 은행장이었던 사장을 검찰에 고소하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벌어진 신한지주 사태다. 신한지주는 14일 화요일 오후 2시 본점에서 임시이사회를 개최한다. 안건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대표이사 사장 해임 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제빵왕 김탁구'와 문제의 성격은 다르지만, 이사회 결정에 이번 사태의 결과가 달렸다. 만일 12명의 사외이사 중 과반 참석, 사장 해임 안을 상정하고 참석자 중 과반이 찬성하면 사장은 해임된다. 부지불식간에 검찰에 고발된 신한지주 신상훈 사장은 어제의 직장 동료들에 의해 내몰리게 되는 것이다.

이번 사건 당사자인 라응찬 회장과 신 사장, 이백순 행장에 의결권이 주어지지 않는 다면 재일동포 사외이사(4명)와 국내 사외이사(4명), 외국인 사외이사(1명)에 의해 판가름 난다.


재일동포 주주들은 "이사회 결정에 따르겠다"고 모든 것을 이사회에 일임했지만, 노조나 일부 직원들은 검찰 조사 이전에 이사회 개최는 불공정하다는 입장을 거듭 나타내고 있다. 재일동포 사외이사와 국내 사외이사들은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드라마가 현실을 반영한다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다. 드라마는 처음부터 선악을 명백히 구분, 패를 보여주면서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결과를 드러낸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인지 시작부터 명확하지 않을 뿐더러 결과도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이사회를 필두로 신한사태는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앞으로 검찰과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들이 나올 것이다. 이번엔 반드시 드라마처럼 현실에서도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 질 사람들이 밝혀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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