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응찬 신상훈 이백순 3인방 앞날은 이사회 결정에…

머니투데이 나고야(일본)=신수영기자, 김익태 정진우 기자 | 2010.09.09 18:53

이사 수 1/3 日주주 선택 '관심'… 9일 日회의선 '신 사장 동정론' 엿보여

신한금융지주 사태의 해결의 공이 이사회로 넘어갔다. 9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재일교포 주주 모임인 '간친회'에서 최근 불거진 신한금융사태의 해결방안을 이사회에서 마련해 결정하도록 모든 것을 이사회에 일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신한지주는 조만간 긴급이사회를 열고 신상훈 사장 고발 사건과 관련된 안건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사회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국 일본 홍콩 등에 있는 이사 12명의 일정을 확인해야 하는 탓에 이번 주에 열리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르면 내주 초에 열릴 가능성이 높지만, 신 사장 해임 안건이 이사회에 상정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날 모임에서는 이사회 안건을 미리 정하지 않기로 했다.

라응찬 신상훈 이백순 3인방과 신한지주의 앞날은 이사회 결정에=신한지주가 이날 설명회에서 공표한 것처럼 해임 안 상정은 물론 해임 여부까지 이사들이 결정하게 된다. 이사회는 검찰 조사 결과 발표 전에라도 열릴 수 있는 만큼 이사들의 의견이 매우 중요하다. 다만 일부 주주들이 신상훈 사장은 물론 라응찬 회장과 이백순 행장 등 3명이 모두 함께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해, 이사회 안건확정과 실제 이사회에서의 결정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이날 회의 내용만 놓고 보면 신 사장에 대한 동정 분위기가 엿보였다. 재일동포 주주들은 라 회장 등 경영진에 매우 비판적이었다. 일부 주주는 "누가 봐도 권력다툼인데, 여기에 주주들의 정신적 지주라 할 수 있는 이희건 명예회장을 끌어들인 것에 주주들이 상당히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주주는 "신 사장의 말은 다른데 무작정 고소부터 해 신한 주식가치가 1조원이나 떨어졌고 대주주들이 손해를 입었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일부 주주들은 라 회장과 이 행장이 신 사장을 일방적으로 몰아세운다는 표현을 썼다. 또 회의 도중 신한은행 측 변호사를 회의장 밖으로 쫓아냈다.

이사회의 중요한 키를 쥔 재일동포 사외이사 4명이 모두 신 사장 편을 든다면 라 회장과 이 행장은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된다.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을 떠안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들은 줄곧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 신 사장 해임 반대의견을 유지했다. 이날 라 회장과 이백순 행장이 이들을 얼마만큼 설득했는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4명의 국내 사외이사들의 영향력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신 사장 해임 여부는 단순한 표로 결정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게 신한 안팎의 분석이다. 이는 라 회장 등 경영진 3인방이 이날 나고야에 긴급 출동한 것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이들을 호출한 '간친회'는 재일교포 대주주 30여 명으로 구성된 원로모임. 현재 5000여 명에 달하는 재일교포 주주들은 신한지주 지분 17%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재일교포 사외이사 4명은 도쿄에 2명, 오사카와 나고야에 각 1명이 거주하며 각 지역을 대표하고 있다. 지분구조나 의결권 행사 등 이들이 갖고 있는 영향력은 물론 신한은행 창립자로서 갖고 있는 상징성이 매우 크다.


라 회장이 그동안 장기집권 할 수 있던 것도 이들의 강력한 지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갖는다. 이들이 신 사장 해임에 반대하는 상황에 이를 통과시킬 경우 오히려 라 회장과 이 행장이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해임에 부담을 느낀 라 회장이 '직무정지'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재일교포 주주들의 의견을 반영한 일종의 접점이지만, 이 경우에도 적잖은 타격을 받게 될 거란 분석이다. 이미 라 회장에 대한 교포 주주들의 지지가 예전만 못하다는 게 드러났을 뿐 아니라 이사회에 사전통보 없이 무리하게 고소를 강행했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누가 신한맨들을 천수답으로 만들었나?=한편 이날 신한은행 등 그룹 소속 직원들은 하루 종일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룹의 치부가 온 천하에 드러나 자존심이 무너진 데다, 이번 간친회 이후 자칫 잘못하다 그룹의 수뇌부를 한꺼번에 잃을지도 몰라서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우리도 일본에서 진행된 회의에 대해 현재 언론을 통해 전해 듣고 있는 입장"이라며 "하늘만 바라보며 비를 기다리는 천수답(天水畓) 심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직원도 "실시간으로 기사를 검색하며 진행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우리로서는 기다리고 있는 수밖에 없다. 별 도리가 있겠느냐"면서 착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영업점에 근무하는 직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서울 A영업점 직원은 "영업점을 방문하는 고객들도 '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며 물을 정도로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일이 돼버렸다"며 "우리 모두 하루빨리 사태가 잘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 밖에 없다"고 곤혹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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