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만들고 못 파는 운용사 "판매사가 없어요"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10.09.07 13:04

약관심사도 통과하고 판매사 못 구해

펀드시장이 침체되면서 참신한 컨셉트로 약관심사는 통과해 놓고도 판매사를 구하지 못해 판매하지 못하는 펀드들이 잇따르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자산운용은 최근 독과점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GS독과점기업증권투자신탁1호(주식)'의 약관 심사를 통과했다. 독점적 경쟁력의 보유를 통해 시장지배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독과점형 기업에 집중투자한다는 컨셉트로 약관심사 신청 전부터 관심을 끌었던 펀드다.

하지만 이 펀드는 아직 판매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펀드를 팔아 줄 판매사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GS자산운용 관계자는 "판매사와 논의 중이지만 아직 판매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첫 이슬람펀드로 관심을 끌었던 유리자산운용의 '유리샤리아컴플라이언트코리아인덱스증권투자신탁(이하 유리샤리아펀드)'도 지난 5월 약관심사를 통과했지만 아직 판매를 못하고 있다.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에 맞는 기업에 국한해 투자하는 펀드로 주로 이슬람 국가의 자금을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했고 국내에서는 두 개 증권사가 판매하기로 했다. 하지만 판매는 시작도 하지 못했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펀드 시장이 침체되면서 판매사들이 불확실한 신규 상품의 판매에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자산운용사 마케팅 담당자는 "기존 펀드가 잘 팔려야 새로운 상품도 판매에 나서는데 기존 펀드도 잘 팔리지 않는 상황이라 판매사들이 신규 상품을 판매하는데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주요 판매사들이 계열 운용사 상품을 위주로 판매하는 현상이 심화된 것도 운용사들의 판매사 구하기를 힘들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 조사에 따르면 판매사의 계열 운용사 판매 비중(총 판매액 중 계열 운용사 상품 판매액 비율)은 지난해 말 평균 41.91%에서 30%대로 하락했다 다시 상승하는 추세다. 지난 7월에는 41.98%로 지난해 말보다 높아졌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왕이면 계열사 상품을 판매하는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주요 판매사들의 계열사 상품을 위주로 판매하는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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