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슈퍼박테리아'라고 부르지 마세요"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 2010.09.06 17:16

질병관리본부, '국내도 발견' 보도에 진화나서… 최근 인도 세균은 아직 항생제 없어

질병관리본부가 '슈퍼박테리아' 용어를 놓고 진화에 나섰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4일 일본에서 슈퍼박테리아로 사망자가 나왔다는 뉴스에 대해 6일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국내에서도 같은 박테리아가 발견된 적이 있으며 잘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보도참고 자료가 나간 이후 "국내에서도 슈퍼박테리아가 발견됐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질병관리본부 측은 급히 '슈퍼박테리아'가 아니라 '다제내성균(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균)'으로 불러달라'며 해명에 나섰다. 또 복지부 기자실에 없는 출입기자들에게는 일일이 문자를 보내 '슈퍼박테리아'와 '다제내성균'이라는 용어를 혼동해서 쓰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슈퍼박테리아'라는 용어는 1996년 반코마이신 내성 포도상구균(VRSA)이 등장했을 당시 이 병원균을 없앨 항생제가 존재하지 않아 처음 등장한 용어다. 2000년 VRSA를 치료할 항생제가 개발됐지만 외신이 '슈퍼박테리아'를 '강력한 박테리아'라는 뜻으로 계속 사용하며 혼선을 가져온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원칙적으로 현존하는 어떠한 항생제로도 치료가 되지 않는 박테리아만이 '슈퍼박테리아'라는 입장이다. 따라서 일부 항생제에 내성을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슈퍼박테리아'라는 용어를 사용해 공포심을 조장하지 말아달라는 당부인 셈이다.

실제로 일본에서 사망자를 낸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균(MRAB)은 병원 중환자실에서 볼 수 있는 균으로 콜리스틴 또는 TG사이클린 항생제로 치료가 가능하다. 일본의 경우 항생제 투입 시기를 놓쳤거나 환자의 면역력이 급격히 약화되며 집단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특히 대부분 박테리아가 면역력이 약해진 중환자들에게서 문제가 되는 만큼 건강한 일반인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근 인도에서 유래돼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뉴델리형 카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NDM-1)'은 카르바페넴계 항생제에 약효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이 균주에 감수성을 갖고 치료가 가능한 항생제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8월 란셋지에 게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영국과 인도, 파키스탄 등 지역에서 보고된 NDM-1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베타-락탐, 퀴놀론, 아미노글리코시드 등 여러 계열 항생제에 내성을 보였다.

'GSK-299423'이 유의한 효과를 보여줬지만 아직 연구 초기단계 후보물질로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GSK-299423은 세균을 증식하게 하는 효소를 차단한다. 퀴놀론 계열 항생제가 비슷한 효과를 가졌지만 내성이 발생돼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동아제약이 임상 3상에 돌입한 슈퍼항생제 'DA-7218'은 '최후의 항생제로 불리는 반코마이신'에 내성을 보이는 VRE(반코마이신 내성 장구균), MRSA(메타실린 내성 포도상구균), PRSP(페니실린 항생제 내성 폐렴구균) 등의 슈퍼박테리아에 효과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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