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흔들리는 조직, 눈물 흘리는 신한맨들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10.09.06 15:47

은행의 그룹 사장 고소사건에 직원들 '상처'

신한금융그룹(신한지주)이 큰 수렁에 빠졌습니다. 지난 2일 신한은행이 전임 은행장이었던 신상훈 사장 등 7명의 직원을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하면서입니다.

직원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신한에서 일어날 수 있냐"며 울분을 토해내고 있습니다. 6일 오전 기자와 만난 한 직원(본점 근무)은 "현직에 있는 사장을 그렇게 무자비하게 고소할 수 있냐"며 "꼭 이렇게밖에 할 수 없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고 격분했습니다. 또 다른 직원은 "검찰 조사에서 밝혀지겠지만 어쨌든 의심쩍은 대출로 인해 그동안 쌓아온 신한만의 조직문화가 한순간에 무너졌다"며 "조직의 명예에 먹칠을 한 사람들이 이번에 책임져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미 검찰에 공이 넘어간 이상 차분하게 수사 결과를 지켜보자는 직원들도 있지만 대부분 직원들은 이번 일 자체를 두고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직원들의 이 같은 분위기를 볼 때 그동안 흔들림 없이 견고해 보이던 라응찬 회장의 리더십에 큰 상처가 난 건 분명합니다. 게다가 신뢰를 바탕으로 먹고 사는 금융회사가 고객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일은 리딩뱅크를 향한 신한은행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은행에선 지난 3일 금요일 오후 6시부터 10분 동안 사내방송을 통해 신 사장을 고소한 배경 등을 직원들에게 설명했다고 하네요. 은행 측은 신 사장의 친인척 관련 여신에 대한 민원이 접수돼 조사한 결과 950억 원에 이르는 대출 취급과정에서 배임 혐의가 있었고, 채무자에 대해서는 횡령 혐의가 있다고 직원들에게 차근차근 얘기했습니다.


은행의 설명회가 끝나고 많은 직원들이 퇴근길에 삼삼오오 모여 술잔을 기울이며 눈물을 흘렸다는 후문입니다. 서울에 있는 A영업점의 한 직원은 "신한인이라는 자부심 하나로 열심히 일했다"며 "그 자부심이 깨진 것 같아 직원들과 한참 울었다"고 말했습니다.

신한지주 경영진들은 직원들이 왜 눈물을 흘렸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동안 입이 닳도록 강조하던 신한의 조직문화가 죽었다고 토로하는 직원들의 상처가 빨리 아물 수 있도록 해야겠죠.

'신한인은 존중과 배려로 위대한 하나가 됩니다. United Shinhan, 상호존중'

신한지주가 최근 그룹 차원에서 벌이고 있는 조직문화 캠페인 내용입니다. 은행을 비롯해 각 계열 회사는 이 같은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붙이고 조직원들의 단합을 강조하고 있는데 하루빨리 이런 모습을 보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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