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금융계 모범생 신한지주, 너마저…"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권화순 기자 | 2010.09.02 17:04

(상보)투자의견 하향조정 이어질까

증권가는 2일 발생한 신한은행 사태를 놓고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격"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지배구조는 물론이며 경영진 신뢰도와 수익성, 사업 포트폴리오 등 전 부문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온 신한금융에서 이런 일이 발생할 줄 몰랐다는 것이다.

'금융계의 모범생'이었던 신한금융은 이번 사태로 대외신인도 하락이 불가피하고, 나아가 CEO 리스크와 지배구조 불안까지 우려가 확대됐다.

배정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직 구체적인 사실여부를 확인하지 못했으나, 사실이라면 무척 당혹스러운 일"이라며 "신한금융은 가장 모범적인 금융기관으로 평가됐으나 이번 일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자산규모 대비 사고금액이 크지 않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사태가 기업 펀더멘탈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으나 흔들린 신뢰를 어떻게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라며 "라응찬 회장과 신상훈 사장으로 이어지는 경영체제에 균열이 갔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특히 신한금융의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경영안정성이라는 점에서 부여해왔던 '신한 프리미엄'을 거둬야 하는지 고민에 빠진 것이다.

KB금융은 최근 1년간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 등 CEO 교체가 잇따랐고 우리금융하나금융지주은 각각 민영화와 M&A에 따른 CEO들의 입지변화 가능성이 거론되곤 했다.


반면 신한은 '라회장-신사장-이백순 은행장'으로 이어지는 견고한 경영체제를 갖추고 있어 계열사 간 균형 잡힌 성장을 이루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익명을 요구한 애널리스트는 "이번 사건은 신한의 경영, 후계구도와 관해 무척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신 사장이 이번 사건으로 낙마하면 이를 대신할 인물에 따라 조직내 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는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좋게 해석할 수도 있으나, 어쨌건 결집됐던 기업의 에너지에 충격이 가해졌다는 얘기"라며 "사내갈등을 내부에서 해결하지 못한 점, 그리고 이를 외부에 표출했다는 점에서 후계구도에 상당한 진통이 있는 듯하다"고 진단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사태로 신한금융에 대한 투자의견을 조정해야 할 지 고민하고 있다. 대부분 애널리스트들은 당분간 기업실적을 감안해 '매수'의견을 유지할 예정이나 사건파장에 따라 투자의견을 조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신한금융은 이날 사태로 주가가 4.87% 급락했다. 주가는 장 초반 강세를 보였으나 신 사장 고소 소식이 전해지자 곧바로 하락 반전, 전날보다 2250원 내린 4만3950원에 끝났다.

한편 신 사장은 은행에서 제기한 배임혐의에 대해 "은행 시스템상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며 "불법대출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남편, 술먹고 성매매"…법륜스님에 역대급 고민 털어논 워킹맘
  2. 2 "보고싶엉" 차두리, 동시 교제 부인하더니…피소 여성에 보낸 카톡
  3. 3 "아이고 아버지! 이쑤시개 쓰면 안돼요"…치과의사의 경고
  4. 4 경매나온 홍록기 아파트, 낙찰돼도 '0원' 남아…매매가 19억
  5. 5 붕대 뒹구는 '강남 모녀 피살' 현장…"무서워 출근 못해" 주민 공포[르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