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PB의 성공DNA=전문성과 윤리성, 왜 그렇지?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10.09.01 11:05

[은행 1등 PB의 DNA] PB의 성공요인은?

편집자주 | 자금운용에 관한 한 명의(名醫)다. 모르는 것이 없어야 한다. 1인당 많게는 수백억 원을 굴리며 고액 자산가들의 자금 관리를 책임진다. 금융권에서 프라이빗 뱅킹(Private Banking) 서비스를 제공하는 PB(Private Banker) 얘기다. 올해 초 고조됐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부동산 시장의 침체 속에 다소 꺾였다. 그리스 발 금융위기 등 숨은 복병이 등장하며 주식시장은 박스권을 맴돌고 있다. 자산가들에 종합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PB들은 하반기 재테크 전략을 어떻게 짜고 있을까. 머니투데이는 각 은행에서 최고의 실적을 낸 PB 점포나 PB를 찾아가 그들만의 특별한 영업 노하우를 살펴보고 1등 DNA의 비밀을 찾아본다. 연말과 내년의 투자 전략도 함께 짚어본다.

은행들에게 프라이빗뱅킹(PB) 사업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고수익 사업 모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거액 자산가들이 본격적인 투자처 물색에 나서자 은행간 PB고객 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은행권의 PB 사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갈 길이 한참이나 멀다.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규모에 비해 선진 PB 영업을 위한 '토양'이 갖춰져 있지 못 하다.

은행들의 자산관리 노하우나 고수익 상품 개발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이 우선 문제다. 선진 금융회사 PB들이 자산 포트폴리오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달리 국내 은행 PB 영업은 여전히 거액 자산가의 예금을 유치·관리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렇다 보니 PB사업의 핵심인 수수료 기반(fee base) 영업이 요원하다. 전 세계적으로 PB의 70% 이상이 수수료(평균 1% 가량) 영업을 하고 있는 데 반해 국내 사정은 다르다. 거액 자산가나 은행 고객들이 PB를 '공짜 서비스'로 인식하고 있는 것도 국내 PB시장 활성화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는 PB고객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은행의 상품 서비스나 자산관리 역량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수수료를 내라고 하면 받아들일 고객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말한다.


국내 PB산업의 인프라 부족은 PB들의 전문 역량 문제로 고스란히 연결된다. PB 비즈니스의 핵심은 고객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PB의 역량이다. 그러나 수수료 기반 영업이 이뤄지지 않고 정당한 성과보수 체계도 갖춰지지 못한 현실에선 PB들의 자질이나 전문성을 향상시킬 유인을 마련하기 힘들다.

최근 국내 한 은행이 PB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고객 중 33%가 PB들의 '전문성' 부족을 거래 중단 사유로 꼽았다. 되레 믿고 맡긴 고객들의 돈을 PB가 빼내 사적 이익을 취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최근 몇몇 은행에선 PB가 고객이 맡긴 거액의 자금을 임의로 인출해 사용하거나 우량고객 정보를 외부로 유출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은행들이 저마다 자산관리 노하우를 갖춘 PB 전문가 양성을 기치로 내걸고 있지만 인력 부족 현상은 쉽사리 해결하기 힘든 숙제다. 시중은행 PB사업부 관계자는 "우수한 PB 확보를 위해 내부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합리적 평가시스템과 보상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자산관리 자문이나 운용 전문가 인프라에 따라 금융회사별 PB 경쟁력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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