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박기준 前검사장 소환…15시간 고강도 조사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배혜림 기자 | 2010.08.30 23:57

(종합)

검사들의 향응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민경식 특별검사팀은 30일 제보자인 건설업자 정모(52)씨로부터 향응을 접대 받은 의혹이 제기된 박기준 전 부산지검장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박 전 지검장은 이날 오전 8시10분쯤 특검팀 사무실에 나와 15시간만인 오후 11시쯤 귀가했다.

그는 당초 이날 오전 11시 공개 소환될 예정이었으나 취재진을 피하기 위해 예정보다 3시간가량 빨리 특검팀에 출석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박 전 지검장이 연락도 없이 예정보다 빨리 나왔다"며 "사전에 아무런 협의도 없었다"고 말했다. 박 지검장은 6시간 만에 조사가 끝났음에도 조서 확인을 미룬 채 귀가하지 않아 빈축을 사기도 했다.

특검팀은 박 전 지검장을 상대로 정씨를 어떤 경로로 알게 됐는지, 정씨에게 향응을 접대 받은 사실이 있는지, 정씨의 진정을 묵살하는데 관여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추궁했다. 이준 특검보는 "대가성과 직권남용, 직무유기 여부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며 "공소시효는 특별히 고려하지 않고 제기된 의혹 전반을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 전 지검장은 검찰 진상조사단 조사에서 정씨로부터 식사와 술 접대를 받은 사실은 일부 시인했으나 성접대나 금품수수, 대가성 등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그는 이날 특검 조사에서도 비슷한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박 전 지검장이 주요 혐의를 부인함에 따라 대질조사를 진행하기 위해 부산에 있던 제보자 정씨를 서울로 불렀다. 하지만 박 전 검사장이 정씨와의 대질조사를 거부해 성사되지 않았다. 특검팀 관계자는 "박씨가 대질을 거부할 경우 사실상 강제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특검팀은 31일 오전 10시 이번 의혹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인 한승철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을 소환 조사하는 등 다음 달 초까지 검사 5∼6명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대가성이 드러난 관련자에 대해서는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정씨의 진정을 묵살한 의혹이 제기된 황희철 법무부 차관 등 전·현직 검사 10여 명의 서면질의서도 분석하고 있다. 특검팀은 황 차관 등의 답변 내용을 검토한 뒤 미진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되면 추가 서면조사나 방문 또는 소환 조사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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