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딥' 우려 美·日·유럽, 일제히 양적완화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10.08.30 15:01

각국 중앙은행 공조 움직임

미국 일본 유럽의 중앙은행들이 일제히 양적완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주말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필요한 경우 추가완화를 할 수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일본 중앙은행(BOJ)은 30일 은행 대출 증액 등 실질적인 완화 조치를 단행했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도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중앙은행들이 보조를 맞추는 양상이다.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 미 연준 연례 컨퍼런스에서 확인된 세계 경제의 `더블 딥(이중침체)` 우려에 주요선진 7개국(G7)의 공조가 시작된 셈이다. 컨퍼런스에 참석한 시라카와 마사아키 BOJ 총재는 일정을 앞당겨 귀국후 긴급 통화정책회의를 소집했다.

◇日銀 10조엔 더 푼다= 일본은행(BOJ)은 이날 오전 긴급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은행에 대한 대출 한도를 현행 20조엔에서 30조엔으로 늘리기로 했다. 은행대출 한도는 10조엔, 약 1160억달러 늘어난다. 이번에 늘어나는 자금은 6개월 만기로 제공되며 기존 대출의 3개월 만기는 유지된다.

아울러 기준금리를 현행 0.1%에서 동결했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첫 통화확장 조치다. 시중에 엔화를 많이 풀어 최근의 엔고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다.

BOJ의 은행 대출 프로그램은 지난해 12월 설정됐다. 당시 엔화가 1995년 이후 최고치로 오르자 그 대책으로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이달 들어 엔이 다시 치솟았고 일본 수출기업들의 환율 부담이 가중됐다. 기업들의 해외 탈출 러시가 이어지는 등 경제성장 동력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정치권이 BOJ의 역할을 주문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앞서 시라카와 마사아키 BOJ 총재는 미국 방문 일정을 줄여 전날 급히 귀국, 이날 회의를 소집했다.

이날 BOJ의 긴급 회의 소식이 알려지면서 엔/달러 환율은 상승, 엔 약세를 반영했다. 하지만 대출증액 등의 대책이 예상 수준을 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면서 엔은 다시 반등, 약세폭을 0.04%로 줄였다. 엔/달러 환율은 85.27달러로 밀렸다.

아이다 다쿠지 일본 UBS 이코노미스트는 "BOJ의 추가 완화만 갖고는 시장 트렌드를 뒤집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부양 노력도 요구됐다. 일본 닛코-코디얼증권의 이와시타 마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BOJ의 통화정책 단독으로는 엔 상승을 일시적으로 막는 데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은행권 긴급대출 확대 유력= 유럽 중앙은행(ECB)은 유로존 은행권에 대한 긴급대출을 내년까지 연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에선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가 다음달 2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적어도 2011년 초까지 은행에 주간·월간·3개월물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08년 하반기 리먼 브러더스 붕괴 이후 시작된 ECB의 양적 완화 조치가 3년간 이어지는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ECB가 이와 함께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재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버냉키 연준 의장은 27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연준은 경기회복의 지속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며 필요할 경우 추가 완화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美-유럽, 더블딥 한 배 탔다= BOJ의 대출한도 확대와 ECB의 긴급대출 연장 조치는 모두 지난주 미국에서 열린 잭슨홀 미팅 이후 나왔다.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을 비롯한 통화당국들이 양적완화에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과 유럽에는 더블딥 징후가 뚜렷이 감지됐다. 미국에선 두자릿수 실업률 등 고용 불안과 소비 위축에 따라 미국 주택 시장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유럽에선 재정적자 감축이 성장 둔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면서 먹구름을 드리웠다.

이런 마당에 미국의 경기 둔화는 유럽에 또다른 악몽이다. 두 경제권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더블딥을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채, 금을 비롯한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 유럽에선 스위스프랑이 유로화 대비 초강세를 띠며 유럽 경제에 대한 불안을 드러냈다.

주요국 기준금리는 현재 일본 0.1%, 미국(연방기금금리) 0.25%, ECB 1.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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