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놀란 제주항공의 성공신화

머니위크 김성욱 기자 | 2010.09.02 13:04

[머니위크]Company/ 제주항공

지난 8월7일, 일본의 경제주간지 <동양경제>는 ‘일본 항공산업의 대응전략 모색’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일본 항공산업의 변화 방향을 진단하는 기사다. 올 들어 일본 항공산업시장은 새로운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4월 일본 ANA항공의 이토 사장이 “저비용항공사(LCC ; Low Cost Carrier) 설립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는 등 저비용항공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

그런데 이 기사 속에 ‘무료로 기내식을 제공하는 저비용항공’이라는 부제를 달고 우리나라 항공사가 집중 조명됐다. 바로 국내 최초의 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이다.

제주항공을 다룬 일본 언론은 동양경제 뿐이 아니다. 앞서 6월30일에는 NHK의 정통 뉴스해설 프로그램인 <클로즈업 현대>가 제주항공과 호주의 젯스타 등 일본에 취항하고 있는 주요 LCC에 대해 30분여간 집중 조명하며, 향후 일본 항공산업의 방향에 대해 점검했다.

또 후지TV와 니혼TV는 제주항공의 운항원가 절감 노력을, 니케이신문은 제주항공의 주요 고객층 및 기내서비스 등에 대한 취재를 하는 등 8월 중에만 8개 매체가 제주항공을 취재 또는 보도하는 등 우리나라 최초의 LCC로 성공신화를 써 가고 있는 제주항공에 대한 관심이 비상하다.

이처럼 제주항공이 일본에서 집중조명을 받게 된 것은 지난 3월 김포~나고야를 오가는 국제노선에 취향하게 되면서부터다. 제주항공은 취항 직전 일본 나고야 츄부국제공항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각 부문의 다양한 운항원가 절감 방안 등을 소개했다. 일본 JAL항공의 파산보호신청 이후 운항원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ANA와 JAL의 저비용항공사 설립 추진 등이 알려지면서 제주항공에 대한 일본 언론들의 취재가 쇄도하고 있는 것이다.

◆연평균 96%의 매출성장세 기록 중

일본에서 놀라고 있는 제주항공 성공의 가장 큰 원동력은 역시 원가절감 노력을 통한 안정적 운항 기반 구축이다.

애경그룹이 제주항공을 설립해 취항 준비를 하던 2004년부터 2005년까지 싱가포르 항공류 가격은 1갤런당 평균 137.14센트. 하지만 실제 취항을 한 후 현재까지 싱가포르 항공류 가격은 215.2센트로 사업계획 대비 57%나 폭등했다. 또한 2007년 전 세계를 강타한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와 신종플루는 여행수요의 감소까지 가져왔다. 이 때문에 저비용항공사의 시장 안착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기도 했다.

하지만 제주항공은 ‘항공여행의 대중화’를 목표로 기존 항공사 대비 70~80% 수준의 운임을 맞추기 위해 강력한 원가절감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취항 첫해 117억원이었던 매출실적은 지난해 878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664억원에 이르는 등 연평균 96%의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는 당초 목표로 세웠던 1400억원 넘어 1500억원까지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제주항공 측의 전망이다.

물론 초기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산업이라는 특성 때문에 취항 후 영업이익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손실폭이 매년 감소하고 있는 만큼, 올 하반기 중에서 턴어라운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승객 수송에 있어서도 괄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취항 첫해 25만명의 승객 수송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국내선과 국제선을 합해 총 151만명을 수송했다. 취항 후 연평균 성장률은 84.1%다. 특히 올 7월 말 현재 121만명을 수송해 3분기 중에 지난해 수송실적 돌파는 물론, 누적 수송실적 500만명 돌파도 눈앞에 두고 있다.


원가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제주항공의 급성장은 양대 항공사 중심의 독과점 체제에서 비롯된 공급자 중심의 시장 구조를 소비자 중심으로 변모시키며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켰다는 평가다.

◆국제선 취항, ‘제3민항’ 성장 토대

지난 2008년 7월11일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 최초로 제주~일본 히로시마간(부정기) 국제선 운항은 제주항공의 또 다른 성과였다. 저비용항공사에 대한 고질적인 회의론을 돌려 놓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제주항공은 2009년 3월 인천기점 일본 오사카와 키타큐슈, 태국 방콕, 김포기점 오사카, 2010년 3월 김포기점 나고야 노선 등 공격적으로 국제선을 확대해 나갔다. 특히 김포기점 오사카와 나고야 노선은 국토해양부의 엄격한 심사 기준을 충족하고 운항권을 얻어야 하는 노선이다. 제주항공은 여기서 2개 노선에 대한 운항권을 취득하며 명실상부한 '제3민항'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어 지난 7월에는 국토해양부로부터 홍콩과 필리핀 노선에 취항할 수 있는 '국제항공운수권'을 배분 받았다. 제주항공은 오는 10~11월 중 인천~홍콩, 인천~마닐라, 부산~세부 등 3개 정기노선에 신규 취항할 예정이다.

노선이 확대됨에 따라 비행기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현재 5대를 운용 중인 B737-800(189석) 항공기를 9~10월 중 2대 추가 도입하고, 2013년부터는 신규 제작 주문한 항공기 6대를 연차적으로 인도할 계획이다.

◆LCC 글로벌 전쟁터 동남아노선, “자신 있다”

제주항공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이 국제선에 취항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시아지역의 저비용항공사들도 한국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아시아 최대 저비용항공사인 에어아시아가 오는 11월 인천~콸라룸푸르 취항에 나설 예정이다. 에어아시아는 동북아시장 확대는 물론, 제주항공이 본격적으로 공략하려는 동남아노선에서도 경쟁을 예고하고 있는 상태다. 제주항공 입장에서는 또다른 도전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제주항공은 동남아시장에 대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이들 동남아 저비용항공사는 ‘하늘 위의 편의점’이라고 불릴 정도로 모든 기내 서비스를 유료화 했다. 이들과 달리 제주항공은 기본적인 부대서비스는 무료로 제공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단순한 유·무료의 차이가 아니라 타깃시장의 소비자 태도와 관련된 아주 중요한 문제”라며 “시장 안착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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