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행정통' 김태호, '경제퀴즈'에 진땀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 2010.08.25 17:34

중앙정치 무대 데뷔, 혹독한 신고식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중앙정치 무대에서 혹독한 데뷔식을 치렀다. 24, 25일 이틀간 치러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는 쏟아지는 각종 의혹 논란 및 정책 관련 질문에 진땀을 뺐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25일 "과연 영남에서 지방행정만 한 분이 국정 전반을 총괄 조정할 수 있을 지 묻겠다"며 김 후보자에 '경제 퀴즈'를 잇따라 냈다. 우선 단답형으로 지난해 국가채무와 올해 예상 국가채무 규모를 김 후보자에게 물었다. 김 후보자는 "지난해 공식적으로는 380조원 정도"라고 답했지만 올해 예상 규모에 대해서는 답변을 얼버무렸다. 이에 이 의원은 "지난해는 346조원이고 올해는 407조원으로 예상된다"고 '정답'을 공개했다.

김 후보자는 작년과 올해 재정적자 규모를 묻는 말에 답하지 못했다. 19.3%인 올해 조세부담률에 대해 "25%"라고 오답을 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 몇 개국이냐는 물음에만 30여개"라고 답해 정답(31개국)과 비슷했다.

김 후보자는 재정건전성 확보와 성장 가운데 어떤 것이 중요하냐는 '주관식' 물음에 "재정건전성이 아주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재정건전성 확보 방안에 대해 "투자를 할 때와 자원배분 할 때 우선순위가 있어야 한다"며 "지출을 줄여야 한다"고 답했다.

같은당 박병석 의원도 '퀴즈'에 가세했다. 박 의원은 "우리나라 인구 4700만명 중 서민이 몇 %나 되나"라고 물었다. 김 후보자가 "한 60%는 될 것"이라고 답하자 박 의원은 "재정부가 산정한 서민은 1700만명으로 35.8%에 해당한다"고 모범답안을 내놓으며 "서민정책을 하려면 대상 선정부터 잘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여당 의원의 질문도 매서웠다. 이범래 한나라당 의원은 정부의 친서민 정책에 대한 김 후보자의 이해도를 집중 추궁했지만 김 후보자의 답변이 만족스럽지 못한 표정이었다. "미소금융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아냐"고 이 의원이 묻자 김 후보자는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또 학자금 상환제도 대책의 개선점을 묻는 말에 김 후보자는 "문제점이 있다면 제도적 보완책을 적극 고민하겠다"고 말하고 보금자리주택 문제 개선책과 관련해 "보금자리주택은 어려운 서민들의 공간을 마련하는 취지가 있다"고 답하는 등 비켜가기식 답을 내놨다.

김 후보자는 그러나 대북정책에 대해 명확하게 소신을 밝혔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인도적 대북 지원을 재개해 쌀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지적하자 "쌀 수급 문제와 대북 쌀 지원 문제는 별개"라며 대북 쌀 지원에 부정적으로 답했다.

또 "인도적 차원의 지원에는 동의하나 상황 자체가 남북 경색 국면이다"며 "북한의 최소한의 사과와 태도 변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못박았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양파'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많은 의혹이 있어 양파 같지만 까도까도 나올 게 없다"며 "도덕적 기준을 잘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고 자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이를 맞받아 "김 후보자(의 의혹)은 썩은 양파껍질을 벗기는 느낌이다"라며 면박을 줬다.

한편 8·8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는 오는 26일 이현동 국세청장 후보자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총리임명동의안이 처리되면 후보자 10명에 대한 정식 임명 절차를 밟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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