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SK카드의 스피드=무죄, 남보다 빨라야 이긴다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사진=이동훈 기자 | 2010.08.26 09:38

[CEO인터뷰]이강태 하나SK카드 대표

"(결과적으로) 틀렸지만 빠른 결정이 늦은 올바른 결정보다 낫습니다."

이강태 하나SK카드 대표이사 사장은 '스피드 경영'을 입에 달고 산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빠른 결정을 강조한다.

"콜린 파웰 미국 전 국무부장관이 의사 결정시 필요한 정보가 75%이상이 안 돼 불안하다고 했다. 하물며 20~30% 수준의 정보력으로 올바른 결정을 단번에 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대한민국 기업의 어떤 CEO도 의사 결정시 필요한 정보의 50% 이상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올바르다고 판단한 결정도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잘못된 부문을 바로 잡으려면 남보다 앞서 결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 대표는 "사장이 조변석개(朝變夕改)한다고 탓할 수도 있지만 지금 경영환경은 오전에 내린 결정을 오후에 바꿀 수도 있을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오죽하면 틀려도 빠른 결정이 올바른 결정보다 낫다고 말하겠느냐"고 반문한다.

외국계 기업(IBM) 임원과 대형 유통회사(홈플러스) 임원을 거친 이 대표가 하나SK카드 초대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것은 지난해 11월. 만 9개월 동안 그의 '스피드 경영' 실적에 대한 자체 평가가 궁금했다.

"그동안 하려고 했던 계획들은 하나하나 실행해가고 있습니다. 다만 원하는 만큼 속도가 나지 않아 불만입니다. 스피드 경영측면에서 점수를 매기자면 10점 만점에 6점 정도, 낙제를 겨우 면한 것으로 가야할 길이 멉니다."

6점이면 보통은 하고 있으니 생각보다 나쁜 성적은 아니지 않느냐고 되묻자 이 대표는 곧바로 손사래를 친다. "업계 평균이나 낮은 수준을 나쁘지 않다고 받아들이면 회사는 낮은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것.

이 대표는 하나SK카드를 골리앗(대형 경쟁사)에 맞서야 하는 '다윗'에 비유하며 "힘이 없으면 더 빨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업계에서 가장 잘하고 있는 경쟁사에 대해 이 대표가 매긴 스피드경영 점수는 7~8점. 이 경쟁사를 따라잡으려면 하나SK카드는 적어도 8~9점이 돼야 한다. 이 대표는 좀 더 속도를 내기 위해 직원들이 '게릴라'처럼 각자 맡은 분야에서 빠르게 처리해해야 한다고 힘줘 말한다.


◇현장경영은 리스크 관리와 아이디어 산실=이 대표가 스피드와 함께 강조하는 또 하나의 경영철학은 현장경영. 그는 취임 초기부터 현재까지 매주 1회 이상, 본사의 각 부서는 물론 영업 점포 등을 직접 방문해 현업 부서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그는 임직원이 현장을 모르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회사 임원들의 생각이 고객 접점(영업점, 콜센터)까지 도달하는지, 역으로 고객의 소리가 임원의 귀에까지 전달되는지 확인하려면 현장에서 떠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

"현장경영은 위험관리를 위해 필수적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으로는 부족합니다. 저는 메신저를 통해 매일 영업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현장경영을 하다보면 리스크만 관리되는 게 아니다. '물 반, 고기 반'인 바다에서 펄떡이는 고기들을 주워 담듯 살아있는 아이디어들을 건지는 보너스를 챙길 수 있다.

이 대표는 암행하듯 혼자 현장을 돌아보지 않는다. 그는 지난 7월 한 달간 임직원 580명이 전국 2500여 개 SK텔레콤 매장에서 근무하도록 했다. 휴대폰 판매 현장에서 고객이 요구하는 모바일카드 서비스를 직접 들어보라는 의미에서였다. 하나SK카드는 임직원들이 현장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하반기 중에 상품과 서비스에 응용할 계획이다.

◇대학생 대상 모바일카드 체험행사 계획=이 대표가 스피드와 현장경영을 내세우며 추진하고 있는 것은 결국 모바일 카드 시장 개척. 시간은 걸리겠지만 언젠가 갑자기 패러다임이 바뀔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이를 위한 초기사업비 투자로 아직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모바일카드 시장만큼은 선점하겠다는 각오가 남다르다.

이 대표는 “신용카드의 기술적인 부분은 신용카드가 처음 만들어진 이후 60여 년 동안 거의 변화가 없었다"며 "이런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건, 최초로 금융과 통신을 융합하여 출범한 하나SK카드의 몫"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올 하반기 중 모바일카드를 알리기 위한 시범지역으로 한 대학교를 선정하고 신기술에 민감한 얼리 어답터들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결제서비스 체험행사를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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