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향토음식 돼지고기 수육국수 ‘고기국수’

머니투데이 황보경 월간 외식경영 | 2010.08.21 18:24
제주도 향토음식으로 최근 알려지기 시작한 ‘고기국수’는 돼지고기 사골을 우려낸 진한 고기육수에 국수를 말아 편육을 얹어먹는 음식이다.

제주도 서귀포를 중심으로 다른 지방의 잔치국수처럼 경조사 때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전통국수인 고기국수는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얻으며 주목받고 있다.

사실 제주도 지역에서 고기 국수는 그리 특별한 음식은 아니다. 이는 한 동네에서 돼지를 잡고 난 후 남은 국물에 면을 말아 먹은 것을 유래로 만들어진 음식으로 간단한 식사 혹은 해장을 하기 위해 제주도 사람들이 흔히 즐겨먹는 서민음식 중 하나다.

어떤 이들은 진한 고기 육수의 일본 돈코츠 라멘과 견주어 말하기도 하지만 기름기가 많고 걸쭉한 국물인 돈코츠 라멘과 달리 고기국수는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일본의 섬나라인 오키나와는 돼지고기를 즐겨먹는 곳으로 타지역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돼지고기 요리로 유명한데 이와 동시에 장수섬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제주도 또한 흑돼지가 유명한 지역으로 장수하는 사람들이 많은 섬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알 수 없지만 돼지고기를 즐겨먹는 양국의 섬나라가 장수하는 지역으로 유명하게 된 것에는 분명 돼지고기가 중요한 키워드가 된 것은 분명한 듯하다.

최근 전국의 각 자치단체에서는 자신들의 향토음식을 상품화 하려는 노력이 여기저기서 일고 있는데 제주도 또한 마찬가지로 ‘제주 고기국수’를 지역 대표 브랜드로 만들려는 움직임이 본격화 되고 있다.

서귀포시는 고기국수를 향토음식 문화체험 대표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농림수산식품부가 주관하는 ‘2011년도 향토산업 육성사업’에 응모하기도 했다.

또한 고기국수 명인 선정과 고기국수 체험구역 지정, 고기국수 인증 전문 매장 설립 등을 통해 신규수익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고 있다.

국수, 짬뽕전문점을 비롯해 일본 라멘. 베트남 쌀국수 등 면 요리가 성업하고 있는 요즘 돼지사골국물에 수육을 올려 제공하는 ‘고기국수’는 든든한 한 끼를 책임지는 건강국수로, 제주도 뿐 아니라 전국에 어필 가능한 경쟁력 있는 메뉴로 눈여겨 볼 만하다.

작년에는 서울에서 처음으로 제주도식 고기국수집이 문을 열기도 했다. 논현동에 위치한 <삼대국수회관>은 제주도 고기국수(6000원)와 돔베고기(2만만5000원) 등 제주도 향도음식을 선보이고 있는 고기국수 전문점이다.

이곳의 조영애 대표는 제주도 <삼대국수>에서 고기국수 만드는 법을 직접 배워와 현지에서 먹는 국물 맛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토종돼지사골을 20시간 이상 우려내 끓인 국물에 수육고명을 올려 제공하는 고기국수와 고기국밥, 도마를 일컫는 제주 방언으로 보쌈고기를 도마 위에 올려내는 ‘돔베고기’ 등이 있으며 특히 제주도 토종 돼지 삼겹살을 삶아 내는 돔베고기는 여느 삼겹살 보다 촉촉하고 쫀득한 육질로 저녁 술안주로 인기를 얻고 있다.

◇ 선주후면(先酒後麵)이란?


선주후면이라는 말은 ‘자리에 앉으면 먼저 술을 들고 후에 국수를 먹는다’ 라는 평양고유의 속담을 한문으로 옮긴 것으로 술을 마신 다음에 국수를 먹어야 속이 거뜬하다는 사람들의 식성을 반영하고 있는 말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건강에 이롭고 입에서 맛에는 훌륭한 음식문화를 즐겨왔다. 각 지방마다 독특한 요리와 다양한 식사법이 발달해왔는데 선주후면은 평양을 중심으로 한 관서지방에서 우리 선조들이 가장 귀한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식사법의 하나로 전해지고 있다.

평양 사람들은 낮은 도수의 술과 떡을 즐기는 남도 사람들과 달리 보통 40도가 넘는 독한 술을 즐겨 마셨다.

특히 빛깔이 좋고 단맛이 나는 술인 40~50도의 ‘감흥로’는 평양특산물로 유명했는데 이조후반기에 쓰여진 <평양지>에는 감홍로가 당시 왕에게 올리는 진상품의 하나로 쓰이기도 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옛 평양사람들은 귀한 손님을 맞거나 경사가 나면 감홍로를 즐겨 마셨는데 술을 마신 다음에는 쇠고기 또는 닭고기를 올린 메밀국수를 먹었다. 이러한 식문화를 즐긴 평양사람들은 예로부터 손님접대방식으로 이러한 선주후면 방식을 대대손손 전해왔다.

또한 농촌에서는 농사의 마지막으로 메밀을 거두어들인 다음 햇쌀로는 독한 술을 담그고 햇메밀로는 국수를 눌러 귀한 손님을 청해다가 술과 국수를 먹는 선주후면으로 온갖 시름을 풀기도 했다.

선주후면은 술로 고달픈 마음을 풀고 술로 생기는 흥분과 열기를 시원한 메밀국수로 가셔주는, 기분을 거뜬하게 해주는 식사법이다. 독한 술은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먹은 음식물의 소화·섭취를 좋게 할 뿐 아니라 사람들의 담을 크게 하고 피로회복을 촉진시킨다고 전해지고 있다.

또한 메밀에는 루틴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것은 혈관의 신축성을 강화시켜 그 기능을 높임으로써 고혈압, 뇌혈전, 동맥경화 등을 막을 뿐 아니라 알곡 가운데서도 단백질을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다.

영양적인 의미에서도 선주후면은 사람의 건강에 필요한 각종 영양성분을 배합하고 섭취 후 그것을 소화·흡수하도록 하는, 옛 선조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식사법이라고 할 수 있다.

선주후면은 또한 산성 식품인 술과 알칼리성 식품인 메밀국수를 함께 먹음으로 산과 알칼리의 균형을 잘 조화시킨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선주후면이 이처럼 독한 술에 시원한 냉면을 즐겨먹는 평양사람들의 독특한 식사법이었다면 칼국수는 낮은 도수의 술을 즐긴 경상도나 전라도 사람들, 기후 조건상 메밀재배가 어려웠던 남부지방 사람들이 즐기던 선주후면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 도움말 ; 식품 외식 프랜차이즈 전문 _ 월간 외식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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