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證 26개 부문서 1위...꿈 키우는 회사 만들것"

머니투데이 대담=김준형 증권부장, 정리=최명용, 사진=임성균 기자  | 2010.08.23 07:58

[머투초대석]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가슴을 뛰게 하는 '1등' CEO

우리투자증권은 올해 초 사들인 일산 연수원의 리모델링 작업을 하고 있다.
황성호 사장의 주문은 단 한가지.
"가슴을 뛰게 하는, 그래서 꿈을 키워주는 연수원을 만들라"

구체적인 지시는 전혀 없었다. "번지점프대를 만들어, 사장부터 한번 뛰어보게 만들든지..."라고 지나가는 말을 하기는 했다. "잘 정리된 것이 아니라 엉뚱하고, 거칠고, 때로는 찌그러진 곳으로부터 세상은 발전하는 겁니다."
연수원 리모델링은 황사장이 가슴에 품고 있는 우리투자증권의 모습을 엿보게 해준다.

◇ 명실상부 대표 증권사 꿈..."이미 26개 분야에서 1등"

'꿈을 키워 주는 CEO, 꿈을 만들어가는 직장'
가슴에만 품고 있는게 아니다. 사장실엔 '꿈이 없으면 땀을 흘릴 수 없다'는 글귀가 큼지막하게 걸려 있다.
직원들에게도 늘 "꿈이 뭔가요?"라고 묻는다. 자신과 대화를 나눈 직원이 가슴이 뛰는 걸 느꼈다고 할 때가 가장 기분이 좋단다.


그는 누구도 토를 달지 못하는 명실상부한 '1등 증권사', '대한민국 대표 증권사'의 꿈을 꾸고 있다. "그러려면 오래 오래 (사장직을) 해야죠"
오너도 아니고, 지주사 산하 증권사 사장으로서는 하기 쉽지 않은 말이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진심이 묻어난다. "못 할 것 같으면 말도 꺼내지 않죠"

"실제로 이미 우리투자증권이 국내 증권업계에서 1등을 하고 있는 분야를 세세하게 따져 봤더니 무려 26가지나 되더라"는게 황사장의 말이다.
보수적인 그룹 분위기 로 인해 실제 가치에 비해 브랜드 가치가 널리 알려지지 않은 점이 안타깝다고 했다. "겸손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진취성' '혁신성'처럼 1등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문화를 보여주는게 필요합니다"
앞으로는 우리투자증권이 업계 1위라는 점을 널리 알리겠다고 공언했다.

◇'한국 대표'로 글로벌 증권사 도약...'친도네시아' 등 금융영토 확장

황사장이 '1등'을 입에 달고 다니는 것은 '한국 1등'이 글로벌 증권사로 한단계 도약하기 위한 기본조건이기 때문이다.
"한국시장에서 1위를 해야 그나마 해외 시장에서 관심을 가져준다" 한국 금융업의 글로벌 위상을 바라보는 황사장의 솔직한 평가다.


황사장은 그러나 국민연금만 하더라도 2040년엔 운용자산이 2000조원이 될 정도로 우리나라 금융 자산의 축적 속도는 매우 빠르다고 지적한다.
"100조원의 자산이 해외로 가서 2%, 2조원만 수익을 올린다면, 현대차가 자동차 팔아서 연간 올리는 순이익보다 더 많지 않습니까. 이런 결실을 위해 미리 준비해야죠"

"아시아에서 글로벌 IB로 성장하려면 인구수가 많은 곳을 우선 타깃으로 삼아야 한다"는게 황사장의 지론이다.

한국 자본의 진출이 미미한 인도시장은 가장 공을 들이는 곳 중의 하나이다.

"지난 1월 인도 아디트야 벌라(Aditya Birla) 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고, 하반기에는 '인도 액티브 주식형 펀드'를 공동으로 내놓을 예정입니다. 우리증권이 중국, 인도 벌라가 인도를, 싱가포르 테마섹 계열사가 인도네시아에 투자하는 '친도네시아' 펀드 같은 사업도 구상중입니다"
황사장의 머릿 속에는 우리투자증권의 아시아 IB시장 거점 지도가 뚜렷이 그려져 있다.

중국 본토에 리서치센터를 운영하고, 투자자문사 형태의 법인도 설립할 예정이다.
베트남 우리CBV증권, 인도네시아 우리코린도증권을 기반으로 소매 영업을 확대하고 카타르 이슬람은행과 제휴를 맺어 중동과 한국의 상호 진출 가교 역할을 할 생각이다.

◇"민영화 걱정안해...우리금융 주관사, 우리만이 이해상충 없어"

민영화를 앞둔 우리 금융의 자회사라는 입장도 '1위'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한다.
"직원들에게 민영화를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우리증권이 압도적인 1등 회사가 되면 우리금융이 어떤 형태로 민영화가 되든, 증권은 우리증권이 중심이 돼 합병이 되든지 재편이 되든지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해선 할말이 많아 보였다. 특히 우리금융 민영화 주관사를 우리증권이 맡는 것은 '이해상충' 소지가 있다는 다른 증권사들의 논리에 대해선 목소리 톤이 높아진다. 민영화의 기본원칙인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관점에서 볼때 최대한 비싸게 팔고자 하는 입장인 우리증권만이 이해상충이 없다는 것이다.
"국내 대형 증권사는 우리금융의 잠재 인수 후보와 특수 관계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우리금융지주를 가급적 싸게 인수하려는 입장에 서기 때문에 공자위의 매각 취지와 상반되는 이해상충 문제에 걸립니다."라고 강조했다.



◇"60넘어까지 행복하게 다닐수 있는 회사가 꿈...'시범 지점'등 실험

매매 손실로 인해 다른 증권사처럼 1분기 실적은 다른 분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별로 걱정은 없어 보인다. 관련 부서를 문책하지도 않았다.
"5월에 남유럽 금융 위기 문제가 터지면서 글로벌 시장이 흔들렸습니다. 이 때 대응이 딱 한 발 늦으면서 손실규모가 커졌습니다. 선제대응을 해야 하는데 끌려 다녔죠. 당시 손실은 컸지만 교훈은 얻었습니다"

올해 남은 기간도 주식 채권시장이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황사장은 시장이 도와주지 않아도 돈을 벌 수 있어야 진정한 1등 증권사라고 말한다.
"1년에 3개월 정도, 시장이 좋을때 투자하고 나머지는 쉬는게 일반 투자자들이 돈버는 비결 아닙니까. 증권사도 그래야 하는데 시장이 안좋다고 9개월을 놀 순 없죠. 베어마켓에서도 대응할 수 있는 시나리오와 상품을 준비해야죠"

하반기엔 오프라인 주식 브로커리지를 강화해 시장점유율 뿐 아니라 수익측면도 1위를 달성하도록 할 계획이다. IB부문에선 대우인터내셔널, 현대건설 등 진행중인 빅딜을 성사시키고 트레이딩 부문에서도 주식 및 금리 변동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게 황사장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회사만 수익이 나선 의미가 없다. 황사장은 60세가 넘어도 일을 하고 월1000만원씩 집에 가져갈수 있게 하는 회사, 직원들이 행복한 직장을 만들기 위한 실험을 늘 진행중이다. 인사고과 체계를 완전히 바꾼 '파일럿 브랜치(시범 지점)'을 운영하는 것도 실험의 일부이다.

"어떻게 하면 직원을 내보낼까를 고민하는 회사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직원을 키우고 오래 붙잡아둘까를 고민하는 회사...그게 꿈이 아니라는걸 보여주는게 제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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