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하반기 경제전망과 평가

머니투데이 최희갑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 | 2010.08.19 10:30
하반기의 두달이 지나고 있다. 하반기에는 경기가 둔화되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기에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약간의 평가는 해야겠다. 더블딥 우려로 연일 기침을 하는 주식시장도 그렇지만 경기회복세에 목마른 서민들에게 또다시 주름살이 생길까 불안한 마음이 앞서기도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당초 예상보다는 나쁘지 않고 오히려 양호한 편이라 해야겠다.

우선 과팽창된 주식시장으로 매분매초 일희일비하는 미국 경제전망가들의 가십은 뒤로 하자. 다만 지난 2~3개월간 세계경제에 있어 예기치 못한 위기나 구조적 변화가 없었다는 점에는 주목해야 한다. 결국 잔뜩 긴장해서 월스트리트가 만들어내는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울 만한 변화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통계에 기초한 경기판단이다. 우리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의 담담하고 객관적인 최근 세계경제에 대한 통계적 평가를 읽어보자. 지난 8월12일에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가 그것이다.

'미국: 회복세 다소 약화.' 글로벌 금융위기를 야기한 미국 주택시장과 소비자부문이 구조조정을 거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호한 편이다. 특히 경기선행지수는 더블딥이라는 표현과 전혀 어울리지 않게 아직 경기침체 신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유로지역: 완만한 개선추세 유지.' 재정위기와 금융기관 위기로 몸살을 앓아야 할 유로지역에서 완만한 개선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유로지역의 대마인 독일, 프랑스, 영국의 모습이 부각된다. 이들 빅3의 성장률 실적치는 오히려 높아지는 추세며, 선행지수들은 전도가 양양함을 밝혀주고 있다. 물론 재정위기 국가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이들 재정위기 국가의 어려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고 알 만한 사람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일들이다. 유로의 앞날에 어려움이 있지만 미국과 아시아의 눈으로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지역이 아니다. 국가의 개입보다는 개인간 합의의 전통 그리고 개인을 대표하는 조직간 합의의 전통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래서 미국과 아시아의 눈으로 쉽게 판단할 수도 또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사회주의가 퍼져있는 것이다. 수년 전 한국에서 풍미한 유럽국가 모방의 물결이 그래서 물거품으로 사라졌던 것이다.


'중국: 높은 성장세 지속.' 최근 주식시장을 떨게 하는 더블딥 우려를 낳은 원천이 중국의 경기둔화론이다. 13억 인구가 만들어내는 중국의 동학은 유럽보다 이해하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새로운 시장이 끊임없이 만들어지며 무수한 교환의 이익이 만들어지는 국가다. 중장년의 감기와 달리 청소년에게 있어 감기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중국에 있어 경기변동은 감기와 같아 경기변동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판단착오에 이르기 십상이다. 그래서 '높은 성장세 지속'이라는 표현이 중국의 경기상황을 설명하는 적절한 표현이다. 결국 현재 세계경제의 경기수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국가들의 경기상황은 당초 예상보다 좋은 편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 들어선 우리 경제의 실적 역시 당초 예상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판단해야겠다. 다만 가계대출과 주택 및 건설시장과 관련한 내부 문제는 남아있다. 적어도 주식시장과 관련해서 이 문제는 크지 않다. 이미 이들 문제는 오래전부터 제기되었고 또 부분적으로 실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견된 뉴스 그리고 실현된 뉴스는 주가에 그 영향력이 크지 않다. 물론 경기와 관련해서 적지 않은 불안감을 낳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동안 부동산 가격 하락세에도 우리 경제는 잘 버텨왔다. 그러나 세계 39위의 1인당 소득(2008년)을 가진 국민이 세계 3위의 아파트 임대료(2006년 기준)와 세계 10위의 사무실 임대료(2007년 기준)를 어떻게 버티고 또 경제활동을 어떻게 정상적으로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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