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조 자문사 바꿔 매각 서두르는 사정

더벨 배장호 기자 | 2010.08.16 08:31

외국계 IB 컴플라이언스 규정상 자문 불가 .. 대한전선 투자금 회수 압박

더벨|이 기사는 08월13일(13:5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국금융지주 계열의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코너스톤에쿼티파트너스가 보유 중인 대선주조를 다시 매물로 내놨다.

코너스톤은 지난해 10월 유럽계 IB인 바클레이즈를 매각 자문사로 정하고 대선주조 M&A를 시도했지만, 과거 대주주였던 신준호 푸르밀 회장과 펀드 대표 등이 딜 과정에서 횡령 등 불법적인 거래를 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면서 매각 작업이 돌연 중단된 바 있다.

최근 부산지방법원의 무죄 판결이 나오자마자 코너스톤은 대선주조 매각 작업에 곧바로 착수했다.

대신 코너스톤은 종전까지 매각 자문사 지위를 유지하고 있던 바클레이즈와의 계약 관계를 해지하고 국내 IB인 대우증권을 새로운 매각 자문사로 정했다.

M&A 시장에서는 코너스톤이 매각 자문사를 전격 교체하고 매각 작업을 서두르는 배경에 대해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우선 매각 자문사를 교체한 데 대해 현 상황이 외국계 IB가 대선주조 매각 자문을 맡을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법원으로부터 2008년 당시 대선주조 거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긴 했지만, 검찰의 항소 가능성이 남아 있는 등 판결이 확정된 게 아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글로벌 IB들은 법적 분쟁 중에 있는 기업에 대한 매각 자문은 내부 컴플라이언스 규정상 맡을 수 없도록 돼 있다. 한 외국계 IB 관계자는 "컴플라이언스 규정상 외국계 IB가 대선주조 M&A를 자문하기는 쉽지 않다"며 "이런 이유 때문에 국내 IB인 대우증권이 반사이익을 본 것"이라고 말했다.

코너스톤이 주관사를 바꿔가면서 매각 작업을 서둘러 진행하는 것은 펀드 투자자(LP)의 투자금 회수 압박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08년 당시 대선주조 인수를 위해 설립된 코너스톤 펀드에는 대한전선이 계열관계에 있던 베리IB와 함께 1000억 원 이상을 투자했었다.

대한전선은 지난해부터 구체화된 재무적 곤경을 극복하기 위해 자산 매각, 사채 발행, 유상증자 등 자구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너스톤 펀드 투자금 회수 압박도 이 같은 일환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한전선의 코너스톤 펀드 투자를 주도한 인물이 임종욱 전 부회장으로, 코너스톤 대표와의 친분관계가 당시 투자 결정에 부수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올 초 임 전 부회장이 대한전선 부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펀드 투자금 회수 시기를 늦출 수 없게 된 것으로 관측된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대선주조 소송에 대한 최종 판결이 남아 있어 이번 딜의 리스크가 적지 않아 보인다"며 "그럼에도 불구 코너스톤측이 매각을 서두르려 하는 것은 펀드 LP인 대한전선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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