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등 신도시 집값하락, 주담대 상환-금리부담 껑충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 2010.08.18 09:27

[분당 일산 평촌 중동 산본 신도시 아파트값 하락 후폭풍]

"2~3년 전, 금융당국이 은행 규제를 강화하면서 2금융권이 주택담보대출 영업에 한참 나섰죠. 캐피털 회사 중에는 LTV(주택담보인정비율)을 90%까지 인정해주는 곳도 있었습니다. (사업자 대출의 경우) 단기 계약하신 분 가운데 대출연장을 해야 하는데 집값 떨어지고 갚을 능력은 없고…"(A은행 일산 지역 지점 근무자).

"용인 죽전 이쪽은 집값 하락 체감도가 심해 고점대비 반토막 났다는 분도 있습니다. 은행과 2금융권 양쪽으로 대출 받은 경우 이자 감당하기도 어려울 겁니다."(B은행 수지 지역 지점 부지점장)

분당 일산 등 일부 1기 신도시 지역의 아파트 값이 크게 떨어져 아파트값이 대출금에도 못미치는 이른바 '깡통 아파트'가 등장하면서 2007~2008년 에 아파트를 샀거나 분양받은 사람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은행에서 대출받은 사람들은 3년 거치-분할상환 조건으로 빌려 이제 분할, 상환해야 하는데 집값이 떨어져 대출금 갚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집값 상승을 확신하고 중도 상환 상환수수료가 없는 1~3년 단기 대출받은 사람들은 더 문제다. 담보평가를 현 시점으로 다시 받아야 하는 탓이다. 당시 10억 원이었던 집값이 7억 원이 됐다면, LTV 50%를 적용할 경우 빌릴 수 있는 돈이 5억 원에서 3억5000만원으로 줄어든다.

업계 관계자는 "떨어진 1억5000만원에 대해 상환해야 하지만 사실상 어렵다"며 "상환이 안된 부분에는 비싼 이자를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집값 하락으로 LTV가 기준비율을 초과하면 여신거래 약정서에 있는 규정대로 초과분만큼 상환하도록 통보하고, 상환할 수 없다면 대출을 연장해주되 가산금리를 물린다.


특히 금융당국이 LTV 강화에 나서기 전에 무리해서 담보대출을 받은 경우 부담이 더욱 크다. 2009년 10월, 2금융권의 LTV 비율이 60%로 낮아졌지만, 이전에는 70%, 많으면 85%, 90%도 가능했다. 하지만 LTV 비율이 이미 크게 낮아진 데다 집값마저 떨어져 가능한 대출 규모가 크게 줄어들어 일부를 갚아야 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A은행 일산 지역 지점 근무자는 "당시 은행보다 더 많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2금융으로 갔던 사람들이 많다"며 "드물지만 아파트 시세 40~50%를 은행에서 받고 나머지 20% 안팎을 후순위로 2금융권에서 빌린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시 연말부터 2금융권에 대한 대출규제가 강화된다 하니 급하게 대출받은 사람도 꽤 있다"며 "당장 못 갚으면 가산금리를 물리며 6개월, 1년 추가 연장을 해주는데 내야할 이자만 2배로 뛰게 된다"고 말했다.

B은행 수지지역 부지점장은 "새마을금고 등은 올해가 가장 고비라는 말이 들린다"고 우려했다. C은행 일산지점 부지점장은 "분양가 이하로 집값이 떨어진 사람들은 고민이 많다"며 "눈에 띌 정도로 연체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단기연체, 1개월 정도 연체가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은 은행 LTV가 실질적으로 50% 이하를 유지하는 만큼 아파트 값이 절반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10년, 15년 이상 장기 대출이 대부분인데다 절반 이상 하락해도 경매 등에서 선순위로 자금을 거둘 수 있다"며 "후순위인 2금융, 세입자 등이 연쇄적으로 피해를 보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보물이 와르르' 서울 한복판서 감탄…400살 건물 뜯어보니[르포]
  2. 2 '공황 탓 뺑소니' 김호중…두달전 "야한 생각으로 공황장애 극복"
  3. 3 김호중 팬클럽 기부금 거절당했다…"곤혹스러워, 50만원 반환"
  4. 4 생활고 호소하던 김호중… 트롯 전향 4년만 '3억대 벤틀리' 뺑소니
  5. 5 "사람 안 바뀐다"…김호중 과거 불법도박·데이트폭력 재조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