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명품, 마트가 백화점보다 20% 싼 이유

머니위크 이정흔 기자 | 2010.08.18 11:02

[머니위크]마트 명품, 백화점 명품과 뭐가 다를까?

지난 8월4일, 홈플러스 잠실점에 명품관인 오르루체가 문을 열었다. 대형할인마트에서 구찌, 프라다, 샤넬 등의 명품을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역시나 개점 일주일만에 매출 1억원을 돌파할 만큼, '할인마트에서 파는 명품'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백화점이랑 같은 명품인데 싸게 살 수 있다면 무조건 좋은 거지!'
‘그래도 할인 마트에서 파는 물건이 백화점 명품만 하겠어? 뭔가 좀 다르지 않을까?'

그래서 직접 발품 팔아 비교에 나섰다. 대형 할인마트에서 판매하는 명품, 백화점 명품관과 무엇이 다를까? 믿고 사도 되는 걸까?



◆다양한 최신 모델 한 자리에 ‘백화점 명품 매장'

지난 10일 서울의 한 백화점의 샤넬 매장을 찾았다. 워낙 고가의 명품인지라 만져보기 조심스러워 머뭇머뭇 하고 있는데, "편하게 꺼내서 매보세요"라고 직원이 먼저 말을 건다.

"여기서부터 이번 시즌 신상이에요. 샤넬 2.55라인이구요, 평소 어떤 백을 좋아하세요?"

매장 내에서 둘러 볼 수 있는 브랜드 제품은 약 100여가지 정도. 이번 시즌 최신상 라인을 포함해 지난 시즌, 지지난 시즌 물건까지 살펴 볼 수 있다. 한쪽 벽면을 신상라인이 차지하고 있을 만큼 확실히 최신 상품의 종류도 많고 상품 구색도 다양하다. 이번 시즌 최신상품 가방의 가격은 보통 300만원대에서 500만원대 정도. 직원이 가방 하나하나 모델명부터 가죽 사용법, 관리법까지 꼼꼼하게 설명을 이어간다.

은근슬쩍 홈플러스 명품매장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그러자 직원은 "샤넬코리아를 통해 본사에서 직수입한 제품들은 백화점 명품 브랜드숍에서만 판매하고 있다"고 말한다.

국내에 명품백들이 유통되는 경로는 다양하다. 직원의 설명처럼 샤넬이나 루이비통 같은 대부분의 백화점 명품 브랜드들은 한국지사가 본사로부터 직접 제품을 들여와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와 달리 명품 수입만을 전문으로 하는 이른바 ‘병행수입' 업체들이 해외 현지에서 명품을 조달해 국내로 들여오기도 한다. 홈플러스 잠실점에 위치한 명품관 역시 ‘오르루체'라는 병행수입업체와 제휴를 맺고 명품을 판매 중이다.

"그래도 유통 경로만 다른 거지, 모델은 같은 거 아니에요?" 기자가 되묻자 직원이 ‘수선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명품 가방은 사용하면서 관리가 상당히 중요하잖아요. 백화점 명품관에서 구입하거나 현지에서 구입한 제품들에는 보증서마다 어디서 샀는지 숍 이름이랑 구입날짜가 다 쓰여 있어요. 다른 백화점에서 구입하거나 해외에서 구입한 물건도 저희 쪽으로 수선을 맡길 수 있어요. 그런데 병행수입업체 제품은 수선을 안 받고 있어요. 아무래도 저희가 정식 수입업체기 때문에 저희는 제품 수선도 필요 시 해외 현지 샤넬 본사로 보내서 수선을 해오거든요."

샤넬에 이어 방문한 구찌나 프라다 등 다른 매장에서도 비슷한 설명들이 이어졌다. 구찌 매장에서 86만5000원의 가격표가 붙은 가방에 눈독을 들이는 기자에게 직원은 "지난 시즌 제품이라 가격이 조금 저렴한 편이다"고 설명했다.


"예전에는 이월 상품들을 지금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곤 했는데 요즘엔 바로 지난 시즌이나 꾸준히 잘 나가는 제품들만 있어요. 여주에 아울렛 매장이 생기면서 이월 상품들은 다 그리로 넘어가거든요. 백화점에서 판매 중인 제품은 여주 아울렛에서 구하긴 어렵지만, 가격은 아무래도 여주가 30~50% 저렴한 편이죠."



◆제품 종류 적지만 가격은 저렴 ‘할인마트 명품관'

다음날인 11일 저녁 홈플러스 잠실점을 찾았다. 3층에 위치한 오르루체 명품관은 생각보다 조그마한 공간. 2/3 정도 면적엔 여성 제품을, 나머지 면적엔 남성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아이들 손을 꼭 잡은 아줌마 두명이 들어와 이것저것 구경을 하기도 하고, 반바지에 편한 티셔츠 차림의 남자가 "남자 물건 있어요?"라고 물어보는 모습이 백화점 명품 매장과는 사뭇 다르다. 예상과 달리 손님은 그리 붐비지 않았다. 직원은 "어제까지는 정말 사람이 많아 정신이 없었다"며 "직원 4명이 하루 종일 이리 뛰고 저리 뛰어도 감당이 안됐는데 일주일쯤 지나고 이제는 숨 쉴 틈이라도 생겼다"고 말한다.

이곳에서는 샤넬, 구찌, 프라다, 루이비똥을 비롯해 10여개 브랜드의 제품을 만날 수 있지만 브랜드마다 제품 종류는 그리 다양하지 않다. 직원은 "제품 종류가 많지는 않지만 각 브랜드마다 인기 있는 제품이나 고객들이 많이 찾는 제품을 위주로 들여오고 있다"며 "이번 시즌 최신 제품들이다"고 소개한다.

그러나 전날 백화점 명품 매장에서 봐 두었던 샤넬, 구찌, 프라다 등의 제품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구찌 매장에서 미리 적어 온 가방의 모델 번호를 직원에게 보여주고 문의를 하자 "구찌, 샤넬, 프라다 등은 3일도 안 돼서 이미 모델이 전부 다 팔리고 지금은 없다"는 답이 돌아온다.

"브랜드마다 2~3개 제품 정도만 들어와요. 한번에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볼 수는 있지만 브랜드마다 물건이 다양하지는 않거든요. 매주 한두번씩 새 제품이 들어오는데 구찌랑 샤넬 브랜드는 아마 다음주에 오면 새 물건이 들어와 있을 거에요. 들어오는 요일이 정해져 있지는 않으니까 미리 전화로 확인하고 오는 게 더 좋고요."

참고로 기자가 문의한 구찌 제품의 경우 백화점 매장 가격 86만원에 비해 오르루체 매장에서는 70만원 초반대에 구입 가능하다는 설명. 그럴 땐 모델 번호를 정확하게 적어서 업체 쪽에 미리 입금을 해 놓으면 다음번 제품을 들여올 때 고객이 요구한 제품으로 ‘선구매'가 가능하다는 것이 직원의 팁이다. 다만 고객들의 비슷한 요구가 많기 때문에 입금까지 확인된 제품에 한해서만 선구매 요청을 받고 있다고.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여주 아울렛 등 먼 곳에 나가지 않고도 저렴한 가격의 명품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백화점과 비교해 15~20% 정도 저렴했다. 실제로 심은하가 들어서 ‘청담동 며느리룩'으로 유명해진 입생로랑의 뮤즈투백 가격은 231만8000원. 백화점 명품 매장에서는 300만대 정도의 제품이다. 이외에도 300만원대인 크리스챤디올 다이아나백은 240만원, 200만~300만원대인 쿠치넬리 의류는 70만~100만원대, 300만~400만원대인 보테가베네타백은 100만원가량 저렴한 200만~300만원대에 판매 중이다.

"제품마다 보증서 있는거죠. 수선은 어떡해요?" 기자가 묻자 직원이 가방의 안쪽에서 보증서를 직접 꺼내 보여준다. 직원은 "보증서가 있는 정품이기 때문에 백화점 명품매장과 똑같이 수선이 가능하다"고 답한다. 간혹 제품에 보증서가 없는 경우에는 오르루체 측에서 직접 제작한 보증서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홈플러스 오르루체 매장으로 가져 오면 수선이 가능하다.

백화점에서 들었던 설명과 차이가 있어 오르루체 본사쪽에 직접 문의를 했다. 오르루체 관계자는 "오르루체 코리아가 현지 브랜드 총판과 정식 계약을 맺고 직수입한 정품이기 때문에 백화점 상품과 동일하고, 애프터서비스도 동일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브랜드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해외 본사로 직접 보내서 수선을 하는 정도까지는 못하는 게 사실"이라며 "백화점과 동일하게 명동의 명품 수선집에 수선을 맡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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