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미완의 꿈' GM대우가 재도전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 2010.08.13 07:58

[현장+] 얼굴색 달라도 '세계경영' 꿈은 하나

"우즈베키스탄에 GM대우의 미래가 달려 있다." 최근 마이크 아카몬 GM대우 사장이 회의 때 자주 하는 말이다. GM 우즈베키스탄 공장을 발판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동유럽시장에서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의미다.

아카몬 사장의 GM 우즈베키스탄 공장에 대한 관심은 각별하다. 그는 최근 패트릭 팝(Patrick Popp) 전장 설계(Electric Engineering)본부 상무가 오는 10월1일자로 GM 우즈베키스탄 사업총괄 임원으로 선임되자 이례적으로 보도자료 배포를 지시했다.

특히 팝 상무가 자신에게 업무관련 보고를 하게 된 데 무척 만족스러워했다는 후문이다. 팝 상무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소재한 GM 파워트레인과 아사카(Asaka)에 위치한 GM 생산시설 등 GM 우즈베키스탄 사업 전반을 총괄하게 된다. 결국 아카몬 사장이 GM대우는 물론 GM 우즈베키스탄 사업을 총지휘하게 된 셈이다.

현재까지는 아카몬 사장의 꿈이 실현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 GM 우즈베키스탄에서 생산한 모델은 대부분 러시아 등 인근 동유럽시장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기 때문. GM 우즈베키스탄에서는 GM대우가 반조립품(CKD)으로 수출한 부품을 조립해 생산하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시장에서 GM대우 '넥시아'(옛 대우 '씨에로')는 1만8580대가 판매돼 전체 판매모델 가운데 8위에 올랐다. 같은 방식으로 판매되는 '마티즈'도 1만3736대로 11위를 기록했다. '시보레' 브랜드로 수출되는 '라세티'와 '젠트라'(수출명 '아베오') '라세티 프리미어'(수출명 '크루즈')도 상위 25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카몬 사장이 "우즈베키스탄은 GM의 글로벌 브랜드인 '시보레'의 중앙아시아 및 동유럽 생산의 중심이자 GM대우 신흥시장 수출사업의 중요한 거점"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GM 우즈베키스탄 공장은 한국 자동차산업에 있어서도 상징적인 존재다. GM 우즈베키스탄 공장은 1996년 7월 준공된 '우즈·대우 자동차공장'이 모태가 됐다. 대우 우즈베키스탄 공장은 연산 20만대 규모로 건설돼 당시 해외공장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였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우즈베키스탄 공장에 남다른 애정을 쏟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 전회장에게 우즈베키스탄 공장은 '세계 경영'의 대표 모델이었다.

하지만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이 공장은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인수하게 된다. 대우차가 GM에 인수된 후에도 CKD를 계속 공급받아 명맥을 유지해왔다. 2008년 3월 다시 GM이 지분 25%를 인수하면서 오늘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약 9년 만에 다시 한솥밥을 먹게 된 셈이다.

김 전회장이 꿈꿨던 한국 자동차산업의 미래기지가 벽안의 아카몬 사장 손에서 어떻게 완성될지 많은 이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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