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월드스타' 비의 침묵 언제까지?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 2010.08.13 10:54
"'월드스타'는 한국을 알리라는 의미로 붙여준 닉네임으로 생각해요. (진짜)월드스타가 되고 싶어요"

가수 비(본명 정지훈)가 2008년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월드스타란 호칭에 대해 밝힌 심정이다. 월드스타라는 닉네임을 위해, 당당하게 세상을 향해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것 같던 비가 요즘 헐리우드가 아닌 국내 주식시장에서 뉴스메이커가 되고 있다.

비는 자신의 소속 기획사이자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던 제이튠엔터의 지분을 전량 매도해 이른바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2007년 제이튠엔터에 47억원을 투자했지만, 곧바로 4년 전속 계약을 맺으면서 150억원을 받았고 매년 40억이 넘는 돈을 계약금으로 수령, 3년간 제이튠엔터의 매출액보다 훨씬 많은 돈을 받았다는게 논란의 골자이다.
제이튠엔터의 '유일한' 매출 수단인 비가 회사를 떠나면서 회사는 껍데기만 남고 주가가 폭락했지만 비는 거액을 남겼다.

회사 주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연예인의 주식투자 행태 전반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비는 '묵묵부답'이다. 물론 팬들의 인기를 먹고 사는 비의 마음이 편할 리는 없다. 제이튠엔터의 주주나 증시 투자자들은 한편으로는 연예인들을 성원하는 팬들이기도 하다. 평소 '성실' '자수성가'의 이미지로 사랑을 받아온 그이기에 이번 사건은 더욱 큰 시련으로 다가오고 있을 것이다.

비는 중국 베이징에서 드라마 '도망자'를 촬영 중으로, 상해 마카오 등을 거쳐 이달말이나 한국에 입국할 예정이다. 해외에 머물면서 국내에서 진행중인 논란에 대해 극도로 신경이 예민한 상태에서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는게 측근들의 말이다.


비는 어쩌면 '감당하기 힘든' 파문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리고 있을 지 모른다.
하지만 막이 내리면 기억속에만 존재하게 되는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주식시장에서는 그가 주식을 팔고 떠난 뒤에도 투자자들의 이해관계와 시장에 미친 여파가 여전히 진행중이다.

가까이만 봐도 이달 내로 제이튠 엔터의 감사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이다.
비가 받은 계약금과 용역비의 규모, 적정성 같은 문제는 계속해서 도마에 오를 수 밖에 없다.
가수와 배우의 역할에 집중한 비가 구체적인 회사 경영이나 보수에 대해서는 세세하게 모르고 있었을 것이라는게 비를 아끼는 팬들의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월드스타'의 자리를 넘보는 공인이라면 적어도 자신의 이름 아래 일어난 논란에 대해서는 책임있는 행동을 보여주는게 팬들의 신뢰를 지키는 길일 것이다.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비의 고민은 "저는 제 20대를 잘 보내고 있는 걸까요?"였다. 비는 이제 군 입대를 예정하고 있다. 연예인으로서의 활동을 잠시 멈추는 그에게 20대의 마지막은 인생의 1막을 정리하는 시기가 될 듯하다. 이제 비의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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