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 출구전략 물리고 부양모드로 U턴한 까닭은?

머니투데이 뉴욕=강호병특파원  | 2010.08.11 05:04

만기 MBS 국채 재투자.."디플레 차단 포석"

美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양적완화 카드를 다시 꺼낸 것은 경기둔화와 이에 따른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사전적 조치로 풀이된다.

FRB는 10일(현지시간) 정례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0%수준에서 동결하고 만기도래한 모기지증권(MBS)원리금을 미국 장기 국채에 재투자키로 했다. 아울러 만기도래하는 국채도 롤오버하기로 했다.

FRB는 위기때 긴급조치로 시행한 모기지증권 직매입을 올 3월로 중단하면서 출구전략차원에서 만기도래한 모기지증권은 재투자(롤오버) 하지 않고 상환받아왔다. 내년까지 만기도래하는 모기지증권 금액은 몇백억달러 수준으로 '베이비 스텝'이다.

그러나 방향면에서는 FRB가 출구전략 차원에서 진행해왔던 자산축소를 중단하고 다시 부양모드로 U턴했다는 커다란 의미가 있다. FRB가 둔화되는 경기와 점증하는 디플레이션 압력을 좌시하지 않고 있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진 상징적 조치다.

FRB는 위기과정에서 대량으로 돈을 찍어내면서 모기지증권 1조3000억달러를 포함, 시중자산을 총 2조3000억달러까지 공격적으로 사들였다. 아울러 이날 FOMC 성명서는 초저금리를 '상당기간'유지한다는 문구도 그대로 유지했다.

이같은 FRB 조치에 대해 JP모간 체이스 마이클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FRB가 경기회복의 지속성을 매우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날 FOMC 성명서는 그전과 달리 유난히 짧았다. 경기판단이나 조치사항을 간결하게 설명했다. 성명서에서 FRB는 "생산과 고용 회복세가 몇달사이 둔화됐다"(the pace of recovery in output and employment has slowed in recent months)고 판단을 하향조정했다.

"경기회복세가 당초 예상했던 것에 비해 당분간 더 완만해질 가능성이 높다(the pace of economic recovery is likely to be more modest in the near term than had been anticipated)고 밝혔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날 FRB의 부양모드로 한걸음 다가간 것에 대해 디플레이션 압력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했다. 인플레이션이 있으면 금리를 올리면 되지만 반대로 단기금리가 0인 만큼 정책무력화를 막기 위해 사전 조치를 취했다는 분석이다.

9일 월스트리트 저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월가 이코노미스트 3명중 2명꼴로 향후 3년내 인플레보다 디플레가 더 큰 위험요인이라고 꼽았다. 4월만해도 디플레를 위험요인으로 꼽은 사람은 50% 였다.

미국 경제는 5월 이후 눈에 띄게 둔화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소비가 먼저 둔화되고 4월 생애첫 주택구매 세제혜택 신청이 종료된 후 주택부문이 다시 침체에 빠지면서 여파가 산업생산과 고용으로 연쇄적으로 파급됐다.

최근엔 센서스를 위해 고용된 임시직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소득이 줄고 소비가 더 탄력을 잃는 모양새를 나타냈다.

6일 발표된 미국의 7월 비농업부문 고용자 수는 13만1000명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전망치 6만5000명~7만명의 거의 2배에 달해 실망감을 키웠다. 센서스를 위해 고용됐던 임시직 14만3000명 가량 떨어져 나간 영향이 컸다. 7월 민간고용도 7만명 늘어나는데 그쳐 예상치 9만명~10만명을 훨씬 밑돌았다.

이같은 분위기속에서 경기둔화와 디플레이션에 대한 공포는 더욱 확산됐다. 세계최대 채권투자회사 핌코(PIMCO)의 앤서니 크레센지 매니저는 "이날 FRB 액션이 투자자와 경제주체의 위험선호 행위를 자극해서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궤도를 만들고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했다.

베스트 클릭

  1. 1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2. 2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3. 3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
  4. 4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5. 5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