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기관 매수제한 풀려도 무덤덤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 2010.08.10 15:13

기관 매수세 기대감 선반영..."아직 비싸" 매수시점 관망

기관투자자들의 삼성생명 매수제한이 해제됐지만 본격적인 매수세는 유입되지 않고 있다. 주가는 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미 올랐지만 정작 실제 효과는 크지 않다는 얘기다. 기관보다는 오히려 외국인들의 매수세만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관들은 9일 삼성생명 주식을 4만7000주 순매수한데 이어 이날 1만주 정도를 매수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보이는 기관들의 매수세는 당초 예상됐던 규모보다는 크게 부족한 수준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증권가는 9일 이후 일평균 10만주 이상 순매수가 꾸준히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었다.

삼성자산운용, 한국자산운용 등 삼성생명 상장업무를 맡았던 증권사 계열의 자산운용사 등 기관들은 전날부터 매수제한이 풀렸다. 한국투신, 신한BNP파리바, 삼성, 동양, 우리, KB, 골드만삭스, 한국밸류자산운용 등 총 8곳이다.

삼성생명은 상장 후 줄곧 공모가인 11만원을 밑돌았으나, 지난달 말부터 주가가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삼성생명은 7월30일(종가기준) 처음으로 공모가를 회복했고 이날 현재 11만원대 중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기관 매수제한 해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생명을 편입하지 못했던 이들 기관투자자들이 적잖은 주식을 매수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특히 삼성생명이 9월 10일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각종 펀드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적잖았다.

삼성그룹주 펀드만 해도 수량이 상당하다. 예컨대 한국투자신탁운용은 4조원 규모의 삼성그룹주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이 밖에 △삼성당신을위한삼성그룹밸류인덱스 △동양모아드림삼성그룹 △한국투자삼성그룹 적립식 펀드 등이 있다.

삼성그룹에 투자하는 자산운용사들은 대부분 대형사들이다. 1곳당 100만~300만주 이상 편입해야 하는 곳들이 상당하다. 이를 종합하면 최소 500억원에서 많게는 1000억원 이상 잠재매수가 대기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주성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의 경우 상장주관사들의 매수제한 해제와 코스피200특례편입이라는 2가지 수급이벤트를 지니고 있다"며 "이런 재료가 결합되며 효과가 증폭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급 외적인 부분도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1분기(2010년4월~6월) 전년동기대비 80% 이상 개선된 619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그러나 기관들은 아직 매수수량을 늘리지 않고 있다. 오히려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기관보다 많다. 외국인들은 이달 지난달 30일 10만주를 시작으로 매일 20만주 내외로 순매수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기관들의 매수세가 본격적으로 들어오지 않는 까닭은 우선 삼성생명의 주가가 아직 비싸다는 인식이 큰 탓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생명이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거뒀다면서도 목표주가를 종전 12만원에서 12만5000원으로 상향하는데 그쳤다. 현 주가보다 10% 남짓 높은 수준에 불과하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매수제한이 풀린 일부 기관투자자 일부는 조금씩 삼성생명 투자에 나서고 있으나 아직은 그 수량이 많지 않다"며 "나머지는 아직 매수시점이 아니라며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관들은 대체로 저가매수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매수세가 주가상승을 이끌지는 못할 것"이라며 "되레 꾸준히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동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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