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빅딜' 자문사로 현대증권 막차타나

더벨 민경문 기자 | 2010.08.10 07:59
더벨|이 기사는 08월04일(10:1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외환은행 등 채권단이 매각을 진행중인 현대건설은 하반기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평가받는 매물이다.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당연히 현대그룹을 자문하게 될 투자은행(IB)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낙점을 받은 곳은 외국계인 맥쿼리와 도이체방크였다.

앞서 현대그룹 지주회사 역할을 맡고 있는 현대상선이 국내외 일부 IB들을 대상으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사인 현대증권이 대표 주관사는 아니더라도 공동 자문사에는 포함될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그동안 이렇다 할 M&A 자문 실적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예상 밖의 결과였다.

현대증권 M&A실은 이번 결과를 애초부터 예상하고 있었다는 분위기다. 실무자들도 "어차피 외국계 IB가 선정될 것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물론 딜이 아직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은 만큼 현대증권이 향후 일정 역할을 담당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

현대증권의 주관사 탈락은 단순히 '경제논리'만으로 해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현대건설 인수는 현대그룹 내부 전략기획본부에서 총괄 지휘하고 있다. 그룹의 주력 금융 계열사인 현대증권이지만 해당 M&A실 직원들은 딜 초기부터 이렇다 할 역할을 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의 사활이 걸린 '빅딜'에 그룹의 핵심 계열사가 전면에 나서지 못한 셈이다.

그룹 관계자는 "보안 유지 문제로 인해 그룹 측이 현대증권과 교신하거나, 지시해 처리할 이슈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외 IB가 그정도로 기밀유지에 철저한지, 설령 그렇다고 해도 계열사 M&A 실무 조직을 그 정도로 외면할 필요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전략적 투자자(SI) 물색과 관련해 국내 일부 증권사의 협조를 구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더욱 설득력이 떨어진다.

계열 증권사가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는 M&A딜을 담당하는 것은 어찌 보면 이상할 것도 없다. 이왕 수수료를 줄 거면 계열사에 주는 게 낫다. 비록 트랙 레코드가 부족해도 자문사 선정을 통해 큰 딜의 경험을 쌓아볼 수 있도록 혜택을 주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이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을 선정해 현대종합상사 인수에 성공한 것이 비근한 예일 것이다. 아직 주관사로 선정하진 않았지만 현대차그룹이 계열사 HMC증권을 통해 현대건설 딜을 준비하는 있다는 점도 현대그룹과 대비된다. 하이증권이나 HMC증권에 비해 현대증권의 역량이 부족하다고 보는 시각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룹의 핵심사안인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핵심 금융 계열사인 현대증권이 외국계 증권사와 함께 향후 어떤 영향을 맡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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