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中 산업지형도]①다시 주목받는 '중원'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0.08.09 16:22

제조업 중심지 내륙으로 이동… 인력·교통·투자 바탕으로 새로운 산업 중심지 부상

중국은 지금 내륙으로 향한다.

천문학적으로 투입된 개발 자금을 좇아 공장과 인력이 중원으로 몰리고 세계 최장·최고속 철도는 광대한 대륙을 가로 지르며 이들을 실어나른다. 개혁개방 30년 내륙에서 연해로 산업의 중심이 이동한 것보다 더욱 빠르고 심도있는 변화속에 원래 중국의 전통 강호 중원이 되살아난다.

중원의 부상은 최근 국내총생산(GDP) 성장 속도에 일목요연하게 드러난다. 지난해 쓰촨, 허베이 등 내륙 지역의 GDP 성장률은 주요 제조업체들이 몰려들며 중국 전체 성장률을 크게 웃도는 10~11%를 기록했다. 연해 주요도시 성장률이 5% 수준에 머무른 것과 큰 차이가 있다.

이를 가능케한 원동력은 정부의 절대적인 지원이다. 중국 공산당은 2006년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중부 내륙개발을 추진하겠다는 ‘중부굴기(中部屈起)'를 공식 선언했다. 산시, 허난, 후베이, 안후이, 후난, 장시 등 6개 성을 연해지역에 버금가는 경제 중심권으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계획하에 대대적 투자와 정책적 뒷받침이 뒤이었다.

내륙에는 13억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서는 7억2000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주로 농업에 종사하는 이들은 더 나은 보수와 기회를 찾아 연안지역으로 떠돌았다. '농민공'으로 불리는 이들 도농 이주민의 존재는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 나타난 중국 사회의 한 어두운 단면으로 회자되며 사회 불안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그럴수록 중국 정부로서는 지역 균형 발전의 필요성이 강했다. 금융위기이후 4조위안에 달하는 경기부양자금 역시 대부분 내륙지역에 쏟아부어졌다.

이 결과 이제는 귀농의 역 현상이 빚어진다. 매년 인구 1300만명 이상의 도시가 내륙에서 새롭게 탄생하며 중국의 독특한 도시화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연안과 내륙간의 임금 차도 80% 내외로 좁혀져 연안지역이 농민공에게 가졌던 메리트도 희석됐다.


반면 80%의 임금차와 저렴한 입지 조건, 잘 정비된 철도 등 인프라는 단 한푼이라도 절감하려는 기업들에게는 좋은 유인책이다. 특히 이미 포화에 달한 중국 연안지역의 임금 상승, 처우 개선 압박은 여느 선진국 못지 않다. 애플, HP 등의 하청제조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직원들의 처우개선 요구와 잇따른 자살 여파로 내륙으로 생산기지를 옮긴 것이 하나의 예이다.

이처럼 연해지역 임금 급등은 내륙 거점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집계에 따르면 쓰촨, 산둥, 장시성의 근로자 임금은 상하이의 60~80% 수준이다. 연해지역 임금이 노동력 부족 현상에 따라 그만큼 많이 뛰어올랐기 때문인데 올해 광둥성과 상하이 등 주요 수출관문은 역내 최저임금을 15~25% 인상했다.

내륙지역을 그물망처럼 엮는 철도 개발은 다시 떠오르는 중원의 혈관 역할을 할 전망이다. 중국은 2012년까지 내륙지역에 총 연장 1만3000㎞의 철도를 건설할 계획이다. 세계 최장 철도망이자 속도 또한 시속 350㎞으로 세계 최고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내륙 산업의 핵심이 될 제조업의 질적 도약을 위한 작업이 착실히 진행중이다. 연초 정부가 '전략적 신흥산업'으로 지목한 전기자동차, 신재료, 신의약, 재생에너지 사업이 내륙을 거점으로 속찬 내실을 가꿀 계획이다. 중국은 신흥산업 육성에 4조위안의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지도 재편 작업은 국내에서 멈추지 않는다. 중원으로 옮겨가는 중국 제조업체들은 주요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시장 외연을 국내 지도 밖으로도 넓히고 있다. 이른바 '역(逆) 마르코폴로 효과'다. 700년 전 마르코폴로가 중국에서 나침반 등 최신 기술품을 세계에 소개한 것과 반대로 2010년 중국은 이미 중국 기업이 된 볼보, 베넬리, 닛코전기 등을 통해 선진 기술을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중원으로 세계의 기술이 몰려드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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