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25시]'불법 사찰'수사 꼬리자르기?

머니투데이 김성현 기자 | 2010.08.10 08:11

실무자만 사법처리하는 선에 사실상 수사종결키로 알려져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수사가 이인규 전 지원관과 일부 실무자를 재판에 회부하는 선에서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사건의 '몸통'에 해당하는 '비선(秘線) 보고' 의혹을 규명하는데 사실상 실패했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법조계와 정치권 안팎에서는 사실상 검찰이 '꼬리 자르기'를 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어 향후 검찰이 추가 수사 과정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11일 수사 결과 발표, 실무자들만 사법처리할 듯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이 전 지원관과 김충곤 전 점검1팀장을 구속기소하고 이 사건 수사를 사실상 종결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원충연 전 조사관을 불구속 기소하고 이모 조사관은 기소유예할 것으로 전해졌다.

실무자들의 불법 사찰 활동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실체를 규명하는 성과를 거둔 셈이다. 검찰은 이 전 지원관의 구속 기간이 끝나는 오는 11일 이 같은 내용으로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검찰은 공직윤리지원관실이 공식 보고 라인을 거치지 않은 채 이영호 전 비서관 등에게 사찰 지시를 받고 결과를 보고한 의혹에 대해서는 구체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검찰은 이 전 비서관을 사법처리 대상에서 제외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6일 '비선 보고'의 핵심 고리 라인으로 의심받는 이 전 비서관을 소환조사했지만 이 전 비서관이 의혹을 전면 부인함에 따라 혐의 입증에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이 전 비서관은 검찰에서 "민간인 불법 사찰을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지원관을 비롯한 실무자들도 이 전 지원관의 개입 의혹을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선 보고' 등 핵심 의혹 미궁으로


이에 따라 관련자들의 조직적 함구와 수사 전 증거인멸로 사건의 핵심 의혹이 미궁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수사 결과 발표가 당초 총리실 발표 내용에서 별반 진전된 내용 없이 마무리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때문에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영포(영일·포항) 라인'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이들은 누구인지, 핵심 배후가 있는지가 명쾌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검찰은 사건의 핵심 관련자로 지목받아온 이 전 비서관을 소환하고도 고작 8시간 만에 조사를 서둘러 마무리하고 돌려보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검찰이 과연 수사 의지를 갖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지적과 수사력에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남경필 의혹 부인 사찰 의혹 수사에 집중

이에 따라 검찰의 고심도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검찰은 일단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한 뒤 추가 수사를 통해 이 같은 비판을 정면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11일 이후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 부인 사찰 의혹 등에 대한 '봐주기 사찰' 의혹 쪽으로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지원관의 구속영장에 기재된 불법 민간인 사찰 의혹은 구속 기간 내에 처리해야 하지만 다른 의혹은 구속 기간과 상관없이 수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남 의원 부인 사찰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의 연속성을 위해 특별수사팀에 사건을 그대로 맡길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청장이 법인 신용카드로 강남 유흥주점에 출입한 것을 확인하고도 이를 묵인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일반 형사사건으로 분류해 형사1부에 배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이들 의혹에 대해서도 명확한 수사 성과를 올리지 못할 경우 수사력에 대한 국민적 불신은 물론 정치권의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검찰의 추가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2. 2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3. 3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
  4. 4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5. 5 우리 동네 공인중개사들은 벌써 느꼈다…"집값 4%대 하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