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그플레이션, 중국 금리인상 앞당길 수도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0.08.09 11:08

식료품 비중 높은 신흥권 타격 더 커…장기화 경우 자산시장 타격 불가피

신흥시장에 '애그플레이션(Agflation)'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최근 국제 곡물가격 상승이 식료품가격 상승을 부채질하며 각국의 인플레이션 압박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이다. 특히 식량소비 대국인 중국, 인도 등의 부담은 한층 크다. 일각에서는 애그플레이션 효과가 신흥시장 주식, 채권 등 자산시장 전반의 둔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애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한 일'=글로벌 곡물가격은 주요 곡물 산지의 기상이변에 따른 생산 감소로 6월부터 상승세가 감지됐다. 당시부터 두드러진 달러 약세 기조로 대체 투자자금이 곡물시장으로 몰린 점도 인상을 부추겼다.

이어 8월 들어 러시아의 가뭄과 산불에 따른 곡물 수출 제한조치가 나오며 급등세에 불이 붙은 격이다.

곡물 가격 상승은 이미 식품 소매가격으로 전가되는 조짐이다.

귀리 등 사료 값 인상으로 유럽의 가축· 가금류 가격이 15% 수준의 인상폭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9일 전했다. 또 미 시장 전문가들은 밀 가격 급등으로 미국내 제빵 가격이 이달 말 25~30% 인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중국 등 현지 시장 전문가들은 2008년 식량 위기가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현재 주요 곡물의 재고가 충분해 이번 급등세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으로 대부분 전망한다.

또 선진국 대부분이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식품가 인상은 오히려 환영할 요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상품 투자 귀재' 짐 로저스의 경종대로 위기후 풀려난 풍부한 유동성속에 장기적인 상품가 인상은 또다른 재앙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향후 곡물 수요 증가율이 세계 인구 증가율을 뛰어넘어 올해 곡물 가격 상승세가 장기적 추이로 고착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곡물 수요는 매해 꾸준히 늘어나 오는 2030년까지 60%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시장 타격이 더 크다"…자산시장 무너질 수도=장기적 애그플레이션의 충격은 비선진권일수록 클 수밖에 없다. 전체 물가에서 식료품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높기 때문이다.

ING의 찰스 로버트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체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식료품 비중이 20~50% 수준인 신흥시장의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라며 "선진시장 비중은 20%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번 주 발표되는 중국의 CPI에 귀추가 주목된다. 7월 CPI는 3.3% 수준으로 연중 최고치로 치솟아 오를 전망인데 식료품 소매가격 급등이 전반적 물가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월 마지막 주 주요 식품 소매가는 3~7%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중국 당국이 금리 인상 등 긴축 정책을 앞당길 것이라는 명분이 될 수 있다.

한편 인플레 압박이 큰 신흥시장에 애그플레이션마저 겹칠 경우 고물가-고금리 경제 구도를 부추겨 자산시장 전반의 둔화를 불러올 것임은 불 보듯 자명한 일이다.

BNP 파리바의 엘리자베스 그뤼에 스트래티지스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곡물 수입국은 식료품 가격 인상에 따른 물가압박을 낮추기 위해 통화 절상과 금리 인상등을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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