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입각, '당-정-청 親李 친정체제' 완결

머니투데이 양영권 박성민 기자 | 2010.08.08 18:36

"차기 대권도 고려한 포석"… 4대강 등 현안 추진의지 높여

이명박 대통령이 8일 실시한 개각에서 정치인을 대거 등용한 것은 향후 '4대강 살리기' 등 국정 현안 추진 의지를 분명히 하고 집권 후반기 내각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번 개각에서는 이재오·진수희·유정복 의원 등 한나라당 현역 의원 3명이 장관으로 내정됐다. 한나라당 소속으로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를 합하면 장관급 후보자 9명 가운데 4명이 정치인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앞서 이뤄진 개각에서 정치권 인사의 입각은 관료 출신으로 정치권에 잠시 와 있던 인물 위주의 '구색 맞추기'였던 반면 이번에 입각한 인사는 누가 봐도 정치권 인사"라고 평가했다.

특히 '왕의 남자' 이재오 의원의 입각은 당·정·청을 친이명박(친이)계로 전면 배치하는 완결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로써 청와대의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한나라당의 안상수 대표, 정부의 이재오 특임장관 등 친이계 인사들이 당정청 정책 수립의 중심에 서게 됐다.

이재오 후보자는 지난 7.28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당선된 후 "당분간 지역구에 머물겠다"고 밝힌 뒤 채 한 달도 안 돼 입각하는 데 따른 부담이 있다. 그런 점에서 "그만큼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번 개각은 차기 대권까지 고려한 포석"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이 이번 입각을 통해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와 함께 대권 주자 검증대에 올라섰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 후보자는 이날 서울 불광동에 있는 국회의원 사무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정부에서 영광스러운 자리는 얼마든지 거절하겠지만 고난이 예정된 자리는 피해갈 수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대통령이 하자면 따라야지 '개인적으로 생각해봐야 한다'고 얘기할 입장이 못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자는 "지역 국회의원을 그만두고 가는 자리가 아니고 의원직을 겸직하는 만큼 지역구를 떠난다고 볼 수는 없다"며 "당분간 은평에서 벗어나지 않고 앞으로도 지역에서 열심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48살로 65살인 자신보다 17살 연하인데 대해 "공직은 자리가 일을 하는 것이지 나이와는 관계가 없다"며 "권익위원장도 총리실 산하에 있었던 것처럼 직책상 모셔야 할 사람은 잘 모실 것"이라고 말했다.

특임장관으로서의 계획과 관련해서는 "장관 자리는 내정 자체로 임명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앞으로 국회 청문회를 거치고 임명장을 받은 뒤에 얘기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 후보자는 이명박 정권을 탄생시킨 1등 공신이지만 18대 총선에서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에서 패하고 유학길에 오르는 등 '야인' 생활을 해야 했다. 지난해 국민권익위원장으로 복귀해 '낮은 자세'로 국민에 다가간 끝에 지난 7.28재보선에서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서울 은평을에서 야권 단일 후보를 큰 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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