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유창한 외국대사들 日대사 부임에 반색

머니투데이 중앙일보  | 2010.08.06 08:00
주한 미국·헝가리·우즈베키스탄·베트남 대사 참여
두 달마다 만나 한국어로 한반도 정세 등 의견 교환
네 번째 한국 근무하는 무토 신임 일본대사 가입 기대

5일 무토 마사토시 신임 주한 일본 대사가 서울에 부임했다. 이 소식을 누구 못지않게 반긴 사람들이 있다. 한국어를 구사하는 주한 외국대사 모임인 ‘한사모(한국을 사랑하는 모임)’다. 4명뿐이던 대사 멤버가 5명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연수했고, 근무도 세 차례나 한 무토 대사의 한국어 실력은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한국에 주재중인 외국 대사 78명 중 한국어를 구사하는 이는 캐슬린 스티븐스 미국 대사, 렌젤 미클로시 헝가리 대사, 비탈리 편 우즈베키스탄 대사 등 3명이다. 여기에 회장인 이만섭 전 국회의장과 한국어를 ‘열공’ 중인 트란 트롱 뚜안 베트남 대사 등 5명이 한사모 멤버다.

이들은 두 달에 한 번씩 부부 동반으로 모여 점심 식사를 하면서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 등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눈다. 공식 석상에선 말할 수 없는 민감한 사안도 풀어놓고 서로 의견을 내놓는다고 한다. 2시간 안팎의 오찬은 100% 한국어로 진행된다. 식대는 돌아가며 낸다. 가장 최근인 6월 모임은 스티븐스 미국 대사가 자신의 관저에서 개최했다.

한사모는 이 전 의장이 국회의장 시절이던 2002년, 한국어를 구사하는 페렌레인 우르진룬데브 몽골 대사, 둘라트 바키셰프 카자흐스탄 대사(당시)와 모임을 만들면서 출발했다. 얼마 뒤 리빈 중국 대사를 비롯해 우즈베키스탄·헝가리·베트남 대사가 합류, 6명까지 식구가 늘었다. 그러나 2005년 이후 중국·몽골·카자흐스탄 대사가 이임한 데 이어 지난 1월 팜 띠엔반 베트남 대사까지 귀국하면서 멤버가 반으로 줄었다.


그러나 이 전 의장은 “후임인 뚜안 베트남 대사가 한국어를 열심히 배우는 조건으로 가입했고, 무토 일본 대사도 만나는 대로 가입을 권유할 방침”이라며 모임이 사라질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어 실력이 만만치않은 마틴 유든 영국 대사도 한사모에 가입할 뜻을 밝혀왔으나, 사정상 참석하지는 못해왔다고 이 전 의장 측 관계자는 전했다.

한사모 멤버들의 한국어 실력에 대해 이 의장은 “최고 선임자인 편 우즈베크 대사가 100%(한국인과 똑같은 실력)”라고 평가했다.‘편(片)’씨 집안에서 이주한 고려인 3세인 편 대사는 주한 대사 중 최장인 16년간 재임하고 있으며, 주한 외교단장을 맡고 있다. 부인도 고려인 3세다. 그의 한국어는 한국인과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유창하다고 한다.

70년대 중반 평화봉사단원으로 충남 예산에서 교사생활을 한 스티븐스 대사(한국명 심은경)와 모스크바에서 한국어를 배운 뒤 평양 근무로 실력을 다진 렌젤 헝가리 대사 역시 한국어로 줄줄 연설을 할 만큼 수준급이라고 이 전 의장은 전했다.

이 전 의장 측 관계자에 따르면 한사모 멤버들은 2006년 반기문 외교부장관(당시)이 유엔사무총장에 출마했을 때 적극 돕는 등 한국의 친구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가입 자격은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주한대사’이며 기존 회원들의 만장일치로 신규회원을 뽑는 원칙이 있다. 이 관계자는 “무토 일본 대사도 한국어가 유창한 만큼 본인만 희망한다면 기쁘게 ‘한사모’ 모임에 초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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