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vs 신한銀, 오래된 라이벌의 선두전쟁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 2010.08.05 14:43

[현장클릭]어윤대 KB금융회장의 신한예찬론에 담긴 것

"금융회사 가운데선 '신한'이 잘합니다. 리스크 관리 면에서 선제적으로 대응을 잘 하는 것 같습니다. 6~7년 전에는 KB금융이 그랬었는데···"

이 같은 신한금융 예찬론을 펼친 이는 다름 아닌 신한금융의 오래된(?) 라이벌 KB금융의 수장인 어윤대 회장이었습니다.

요즘 은행권에서는 KB금융 vs 신한금융의 라이벌 관계가 자주 거론됩니다. 어 회장은 지난 6월15일 회장에 내정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신한은행의 훌륭한 리더십과 경영의 안정성을 배워야 한다"며 신한금융을 추켜세웠습니다.

신한예찬은 취임 후에도 계속됐습니다. 그는 지난 2일 취임 기념 기자회견에서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바뀌면 국민은행은 자본금이 1조2000억 원이 늘어나지만 신한은행은 4조 원이 늘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좋은 은행이 BIS비율(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좋아지게 되니 굉장히 뼈아픈 것"이라며 속내도 감추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KB금융 vs 신한금융의 라이벌 관계는 비단 어제 오늘일이 아닙니다. 수년 전 국민은행에는 '신한은행 집중분석팀'(?)이 결성된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국민은행은 이른바 '신한연구회'라는 조직을 조용하게 꾸려 신한은행의 경영전략과 영업방식 등을 낱낱이 분석했을 정도라고 하네요.

직원들 사이에서도 은근히 서로에 대한 경쟁의식이 존재합니다. KB금융 한 직원은 "알게 모르게 서로를 경쟁상대로 인식하면서 벤치마킹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을 것"이라며 "신한이 다른 은행들에 비해 앞서가는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하더군요.


KB금융은 최근 새로운 은행장과 지주사 임원진들로 전열을 정비했습니다. 내부 직원들은 물론 외부인들까지도 KB금융은 이제 앞으로 나아가는 일만 남았다고 입을 모읍니다. "KB금융이 체질개선을 확실히 하고 나면 그 위용을 드러낼 것 같다"며 은근히 긴장도 하는 눈치입니다.

저만치 앞서 가 있는 신한금융을 따라잡기 위해 KB금융은 머뭇거릴 시간이 없습니다. 당장 수익성 회복이 시급합니다. 신한금융은 2분기에만 5886억 원의 흑자를 낸 반면, KB금융은 3350억 원 적자를 냈습니다. 직원 1인당 생산성도 따라잡아야 합니다.

한 시중은행 고위관계자가 꽤 오래 전 기자에게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신한은행은 철저한 주인의식을 가진 직원들의 땀방울로 만들어진 은행입니다. 위에서 그 어떤 지시가 내려와도 해 내고야 마는 무서운 조직입니다."

거대한 두 '조직'(?)의 건강한 긴장관계를 통해 대한민국 금융 산업이 또 한 번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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